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1일 박영준(사진)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불법 자금을 수수하는 데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차관은 이상득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 회장, 법무부 장관을 지낸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과 더불어 이 전 대통령의 민간 부분을 대상으로 한 불법자금 수수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정호 전 장관도 소환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출석일이 다가오면서 어떤 혐의를 받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배임 등 20여 개에 달하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과 삼성 등 민간기업으로부터 총 110억 원대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아울러 다스가 미국에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상대로 떼인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 청와대 외교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다스를 도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이 밖에 국가기록원에 넘길 문건을 다스 비밀창고에 빼돌린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부동산·예금 등 차명 재산을 보유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포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