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획정안 의결 반대 성명

- “양대 정당 독점 기형구조 청산”
- 시민단체 등 원안가결 촉구회견
- 16일 본회의 앞두고 막판 진통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골자로 한 부산 자치구·군 선거구획정안이 발표되자 자유한국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정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등 정당 간 이견으로 선거구획정안 통과가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정치개혁 부산행동 회원들이 8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와 자유한국당의 기초의회 3·4인 선거구 축소 기도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자유한국당은 8일 부산 자치구·군 선거구획정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성명에서 “종전 2인 선거구끼리의 단순 통합 및 증원을 통한 4인 선거구 신설이 지역상황과 생활권을 고려해 만든 안인지 단순 탁상행정인지 의아함을 감출 수 없다. 특히 4인 선거구 6곳은 시의원과 구의원 선거구가 동일해 대표성에 차이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3·4인 선거구제 확대는 득표율과 불일치하게 과대 또는 과소 대표가 발생하는 부작용이 예견돼 대표성에 문제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며 “부산시의회는 지역을 무시하고 여론을 외면한 부산시 구·군선거구획정안이 제출되면 절대로 처리(심의·의결)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와 노동당 녹색당 민주평화당 민중당 바른미래당 우리미래 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즉각 한국당을 반박하며 원안 가결을 요구했다. 정치개혁부산행동과 군소정당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와 한국당은 3·4인 선거구 축소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인 선거구제에 집중된 기형적 구조로 인해 기초의회를 양대 정당이 독점했고 의원들은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눈에 들기 바빴다”며 “미진한 3·4인 선거구제 확대를 한국당과 시의회가 무산시키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 시민을 위한다면 3·4인 선거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공개된 부산시 구·군 선거구획정 잠정안을 보면 2인 선거구제는 종전 52개에서 29개로 대폭 줄고, 3인 선거구제는 18개에서 25개로 늘어난다. 기존에 없던 4인 선거구가 6개 신설된다. 이러한 선거구획정안 변경에 한국당이 크게 반발하는 것은 유불리를 따졌을 때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획정안이 시행되면 양대 정당 중에서는 민주당 의석 수가 늘어나고, 군소정당이 기초의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중·대선거구 확대를 반긴다.

부산시 구·군선거구획정안은 오는 15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최종 확정돼 오는 21일 공포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반발로 잠정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 8명 중 한국당 의원이 7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