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군별 감소율 4번째로 높아
- 전문가 “최저임금 인상 여파”

부산 남구 대연동에 사는 취업준비생 권모(29)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부경대 인근 중소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상품을 가게 안으로 옮겨 진열한 뒤 고객을 응대하다가 오후 1시에 퇴근했다. 하지만 권 씨는 지난달 해고됐다. 그는 “다른 알바를 구하려고 했지만 인근에서 알바 자리 얻기가 어려웠다. 주변에 알바를 구하지 못한 친구나 후배가 여러 명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가장 밀집한 남구 일대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1, 2월 남구의 아르바이트 구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5% 감소한 2341건에 그쳤다. 감소율은 전국 구·군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 번화가인 중구에서도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는 20.6% 감소했으며, 부산 전체는 8.5% 줄어든 4만1692건이 등록됐다. 전국 광역시도 17곳 가운데 울산(20.3% 감소), 대구(11.2%)에 이어 5번째로 높은 감소율이다.

전문가들은 구인 감소 원인을 올 들어 이뤄진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동아대 오동윤(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민간소비나 올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 전망 지표는 호전세로 나타나 아르바이트 등 고용 축소 요인은 감지되지 않는다. 또 불황이 고용에 끼치는 영향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작년보다 아르바이트 구인이 큰 폭으로 줄었다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경대 홍재범(경영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주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을 때의 수지타산을 따져본 뒤 추가 수당을 줘야 하는 야간 운영을 줄이거나, 점주가 직접 일해 아르바이트 구인 감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사를 시행한 알바몬 관계자는 “불경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단정 짓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