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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도 동래구간 역사콘텐츠화…옛길 문화관광자원화

부산여지도 주요 스토리

황산도 동래구간 : 현 낙민초교 부근~금정구 하정마을~대룡마을

  • 국제신문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8-02-27 19: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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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섭교, 동래성~좌수영 교통로
- 온천천 연안교~연산교 위치
- 만덕고개는 ‘만등고개’서 유래
- 도적 소굴… 많은 사람 모여 올라
- 근현대 길까지 150여 개 재탄생

부산시문화원연합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부산의 길 원천콘텐츠 개발 및 스토리 뱅크 구축사업 연구용역’을 시행해 ‘부산여지도’를 만들었다. 부산여지도에는 조선 시대 부산의 옛길이 복원돼 있다. 18, 19세기 부산의 옛길은 이야기를 입고 되살아났다. 옛길은 물론 근대길, 현대길까지 150여 길이 스토리로 재탄생했다. 오늘날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는 원천 콘텐츠들이어서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안 원형 복원

영남대로(조선 시대 한성에서 동래까지 연결하는 간선도로)의 기종착지인 동래 휴산역(현 낙민초교 부근)을 시작으로 동래향교~기찰(금정구 부곡동)~소산역(금정구 하정마을)~노포동 고분군~금정구 대룡마을을 연결하는 황산도 동래구간은 조선 시대 대표적 도로였다. 과거를 보는 선비를 비롯해 일본으로 향한 조선통신사, 국가공문서를 전달하는 파발마 등이 오고 간 역사적인 길로, 동래읍성을 중심으로 펼쳐져 흔히 동래로 또는 영남대로라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신작로가 뚫리고 철도가 놓이면서 이 옛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길 연구팀은 영남대로 동래 구간의 주요 지점인 동래 휴산역과 기찰, 소산역을 역사콘텐츠화할 것을 제안했다. 현대판 역참이나 옛길 에코뮤지엄 등 옛길이 부산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부산항 북항을 비롯한 원도심 해안의 원형을 찾는 시도가 주목된다. 1876년 개항 이후 일본은 대륙침탈의 거점으로 부산 항만 건설에 나섰다. 1902년 북항 매축공사부터 해방 직전까지 수 차례에 걸친 매립으로 해안선 원형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길 연구팀은 모래 자갈 개펄이 가득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했던 부산의 해안선 원형을 찾아 지형의 문화원형을 되살린다.

■동래부사접왜사도의 노정

동래부사가 초량왜관(중구 일대에 있던 왜관)까지 일본 사신을 맞으러 가는 길도 완성됐다. 동래읍성 남문(현 동래경찰서)~하마정~자성대~고관입구~객사(중구 봉래초교)~연향대청(광일초교)을 잇는 코스가 바로 동래부사 왜관행차로다. ‘동래부사접왜사도(東萊府使接倭使圖)’에 드러난 그 길이다. 동래부사접왜사도는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만나는 과정을 세세하게 담은 10폭의 병풍 그림으로, 작품 속에는 의관을 정제한 동래부사와 말을 끄는 역리들, 접대와 통교 사무를 맡은 접위관, 포졸, 상인 등이 형형색색 옷차림으로 등장한다. 18, 19세기 동래부(옛 부산)에 살았던 사람들이 등장하는 풍속화로, 왜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료다.

그림에 설명된 대규모 행차는 조선 시대 실제로 동래부에서 연간 7~10회 이뤄졌다. 부산여지도에서는 그 옛길을 재현하며, 왜 동래부사가 일본 사신을 맞으러 초량왜관까지 일일이 갔는지 이유를 설명해준다. 일본인을 왜관에 묶어두고 관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초량촌 북쪽 언덕마을인 초량촌에 ‘설문’이 생긴 유래도 눈길을 끈다. 1707년 조선 여인과 일본인 사이에 성매매가 발생해 문을 설치, 백성을 통제·관리했다는 설명이다. 설문은 현재 부산역 맞은편 상해거리의 홍성방 신관 앞에 있었다.
■이섭교 등 역사콘텐츠 수두룩

옛 부산의 중심인 동래·수영로 일대에 놓인 이섭교(부산시기념물 제33호)는 눈여겨봐야 할 길 콘텐츠다. 이섭교는 온천천 연안교와 연산교 사이의 간이 인도교로, 동래성에서 좌수영으로 가는 행정·군사상의 중요한 교통로였다. 일제강점기 금강공원 인근으로 옮겨졌다 최근 제자리로 돌아왔다. 비문에는 숙종 21년(1695년)인 당시 백성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다리를 놓았다고 기록돼 있다.

동래에서 구포장에 가기 위해 넘었던 만덕고개가 ‘만등고개’에서 왔다는 설명도 이목을 끈다.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오른다는 뜻으로, 만덕고개 일대가 악명 높은 도적 소굴이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부산여지도는 이러한 조선 시대 옛길뿐 아니라 수영 장대골에서 오륜대 성지까지 14㎞에 이르는 순례자의 길은 물론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이자 수리조선산업의 출발지인 부산 영도구 대평동 깡깡이마을 등 근현대 길도 포함했다.

부산시 신현기 도심보행길조성팀장은 “올해 ‘걷고 싶은 부산’ 선포 10주년을 기념해 걷기 좋은 부산 ‘시즌 2’로 부산여지도의 활용 방안을 찾겠다. 길에 역사 콘텐츠를 입히면 시민 걷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 된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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