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적 채용 업무 방해 혐의로
- 면접 관련자 잇달아 검찰 소환
- 고위임원 등 차례로 조사할 듯

BNK 부산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주회사 고위 임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잇달아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김도균 부장검사)는 최근 BNK 금융지주 고위 임원 A 씨의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업무자료와 해당 임원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수첩,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부산은행 채용비리 의혹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부산지검은 지난 8일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과 당시 채용담당 임원인 B 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닷새 후인 지난 13일에도 부산은행 본점에서 인사채용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했다. B 씨는 현재 BNK 금융지주 자회사 중 한 곳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며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례 압수수색에 이어 금융지주 임원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하자 검찰이 채용비리 관련 구체적 혐의를 포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 씨는 금융감독원의 고발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A 씨는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2015년 부산은행에서 채용 업무와 직접 관련은 없는 고위임원이었지만, 최종 면접에는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A 임원에게 특별한 혐의가 있는 게 아니라 당시 면접관을 상대로 한 전반적인 조사 차원으로 알고 있다. 검찰 수사에 충실하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아 앞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임원 등이 특정 인물을 채용하려고 부당한 영향력이나 외압을 행사해 정상적인 채용 업무를 방해했는지 살펴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내주 채용비리 의혹 선상에 오른 인사 담당자나 고위 임원 등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따라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은행은 2015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예정에 없이 인원을 늘려 전직 국회의원 자녀와 전직 부산은행장 가족 등 2명을 부당하게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산은행은 1차 면접 전 인사부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지원자를 만나 특이사항을 정리한 뒤 인사담당 임원과 은행장 등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