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의 현직 여성검사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혐의 입증을 위한 자료 분석에 주력하며 연휴 이후 소환조사에 대비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조사단은 설 연휴 동안 참고인 조사를 미루고 법무부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에 매달렸다. 연휴 직전까지 매일 참고인을 불러 진술을 듣던 모습과 대조된다. 이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정리하고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사단은 연휴가 끝나면 이른 시일 안에 안 전 검사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일 조사단은 법무부 검찰국을 압수수색해 의혹 사건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 관련 인사 자료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 조사단은 이 자료를 분석해 2014년 서 검사가 근무하던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대한 사무감사와 2015년 서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았을 때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규명할 방침이다. 서 검사는 2010년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을 성추행한 후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무감사와 ‘인사 보복’이 행해지도록 안 전 검사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서 검사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안 전 검사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추행 혐의는 고소 기간이 지나 강제수사가 불가능한 탓에 직권남용 혐의가 결정적인 수사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편 이 사건과 별도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김모 부장검사의 강제추행 혐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사단은 15일 구속된 김 부장검사를 연휴 기간에 불러 조사했다. 김 부장검사는 혐의를 특별히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달 회식 자리에서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여성에게 강제적으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욱 기자 일부 연합뉴스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