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347> 발트삼국과 발틱합창 : 자유의 기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2-08 18:53:41
  •  |  본지 3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국 삼국시대나 우리 삼국시대 때는 삼국끼리 싸우지만 유럽인들은 삼국끼리 뭉치는 편이다. 1차대전 때 군사적 차원의 삼국동맹과 삼국협상이 있었다. 경제적 목적의 베네룩스 삼국, 지정학적 위치 차원의 코카서스 삼국도 있다.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로 이루어진 발트 삼국은 자위적 목적의 연합이다.

   
600㎞ 인간띠를 이룬 발트삼국의 발틱합창.
하지만 연합은 허약했다. 1918년 러시아로부터 제각각 독립하며 발트 삼국동맹을 맺었지만 1940년 다시 소련에 합병됐다. 패권적 압제에 투쟁도 못하고 움츠리며 지냈다. 드디어 1989년 8월 23일 저항을 시작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순수한 미학적 저항이었다. 발트삼국 국민들은 손에 손을 잡았다. 에스타니아 탈린―라트비아 리가―리투아니아 빌누스에 이르는 약 600㎞의 인간띠를 이루었다. 가장 긴 인간띠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더 중요한 사실은 띠를 이룬 200여만 명이 거친 구호를 외치기보다 노래를 불렀다는 점이다. 자유와 독립을 열망하는 합창이었다. 음악의 선한 울림은 중보기도(이웃을 위한 기도)처럼 강한 파동이 되었다. 두 달 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마침내 1991년 발트삼국은 소련으로부터 가장 먼저 독립했다. 그 이후 다른 연방국들도 줄줄이 독립하며 소비에트연방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결국 발트삼국의 독립은 강력한 무기도 전쟁도 아닌 온화한 합창 덕분이었다. 지금도 발트삼국에서는 가무축제가 열린다. 노래와 춤을 즐기는 선한 기운으로 발틱 사람들이 어떠한 억압에서도 자유롭기를 기원한다.

박기철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새 의회 의장에게 듣는다
강혜원 통영시의회 의장
새 의회 의장에게 듣는다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
교단일기 [전체보기]
선생노릇의 무게
의사·변호사 말고 아무 꿈이나 괜찮아
눈높이 사설 [전체보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서둘러야
일회용품 사용 강력하게 제한해야
뉴스 분석 [전체보기]
BRT(간선급행버스체계)·오페라하우스 등 도입 잇따라…공론화 과정 시행착오 줄이기 숙제
국민 기대 못 미친 전기료 인하
다이제스트 [전체보기]
성밖숲 등 맥문동 꽃 군락지 찾아 外
국보급 작품 접하는 대구 미술관 답사 外
단체장의 신년 각오 [전체보기]
하창환 합천군수
안상수 창원시장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전체보기]
디오게네스와 디오니소스: 정열의 박카스
호메로스와 헤르메스 : Mercury
사건 인사이드 [전체보기]
주부가 유흥주점 출입? 신용카드 사용에 꼬리잡혀
스토리텔링&NIE [전체보기]
자유냐 의무냐?…양심적 병역거부 찬반 팽팽
지역문제 해법찾기, 주인인 주민참여는 당연
신통이의 신문 읽기 [전체보기]
덥다고 에어컨만?…폭염 이길 방법 생각해보자
위기 이겨낸 한마음, 태국 동굴소년 ‘해피엔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체보기]
차기시장 내달 입주…관치유물로 폐지 목소리도
노점, 혼잡구역 봐주고 변두리만 단속
이슈 분석 [전체보기]
부산시장 진흙탕 선거전…정책 소용없다? 벌써 네거티브 난타전
‘강성권(민주 사상구청장 후보) 파동’ 與 더 커진 낙동벨트 균열
이슈 추적 [전체보기]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가덕신공항 동의한 적 없다
지역 경제수장에게 듣는다 [전체보기]
정기현 사천상의 회장
통영상의 이상석 회장
취재 다이어리 [전체보기]
지자체 남북교류사업, 농업 분야부터 /박동필
포토에세이 [전체보기]
신비로운 이끼계곡
고운을 매료시킨 임경대 낙조
우리은행 광고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