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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설계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예견대로 운전자 대혼란

부산외곽순환로 개통 첫날

  • 국제신문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8-02-08 20:00:0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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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1만5000여대 몰렸으나
- 기장 순환로 진입구 못찾고
- 회전교차로 진행 방향 혼선
- 급정거·끼어들기·후진 일쑤
- 금정TG~교차로 200m 불과
- 요금소 내부까지 정체 발생

잘못된 설계로 사고 위험이 제기됐던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논란 속에 지난 7일 전 구간 개통했다. 개통 첫날부터 이용객은 외곽순환로로 몰려들었고, 설계 문제가 지적됐던 곳은 예상대로 대혼란에 빠졌다. 이날 오전 개통식에서 ‘안전 강화 원년’을 표방한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의 얘기는 헛구호가 돼 버렸다.
   
경남 김해 진영에서 부산 기장을 최단거리로 잇는 왕복 4차선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한 지난 7일 금정IC 앞 도로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차량들로 정체를 빚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차량 1만여대… 사고 위험 현실로

한국도로공사는 개통 첫날 외곽순환로를 이용한 차량은 총 1만5385대(진출 기준)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요금소별로 보면 진영나들목 824대, 김해금관가야휴게소 627대, 금정나들목 2767대, 기장철마 5860대, 기장분기점 5307대였다. 진영나들목과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이날 오후 5시에 개통해 7시간만 집계한 수치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외곽순환로를 실제로 운행하며 문제점을 점검했다. 오후 4시40분 경남 김해 상동면 김해금관가야휴게소 대동 방면 출입구. 이곳에는 차량 10여 대가 개통 시각인 오후 5시에 맞춰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일부 주민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서 구경해도 되느냐’고 물으며 새 고속도로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개통에 맞춰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이 치워졌고, 차량은 하이패스를 통과해 휴게소 내부로 들어갔다. 대혼란의 시작이었다. 이곳은 휴게소 좌측을 통과해 기장 방면 외곽순환로를 탈 수 있게 설계됐는데, 진입한 차량은 텅 빈 휴게소를 돌아다니며 진입구를 찾아다녔다. 일부 차량은 진입구가 아닌 진출구로 진입하다 진출하는 차량을 뒤늦게 발견하고 차를 멈춰서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압권은 회전교차로였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오던 차들은 회전교차로를 만난 후 혼란에 빠졌다. 진행 방향이 헷갈려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 배치된 도로공사 관계자에게 방향을 묻기도 했다. 취재 중인 기자에게도 “화물차는 안 되느냐” “하이패스가 없는데 어떻게 나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곳은 4.5t 이상 화물차는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수의 화물차가 회전교차로로 내려왔다가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중앙고속도로 상동나들목으로 진입해 대감교차로를 통해 외곽순환로로 진입해봤다. 짧은 거리에서 지선 2개 차로를 지나서 외곽순환로로 진입하는 건 말 그대로 ‘목숨을 건 교차 주행’이었다. 교차 주행 중 뒷차가 상향등을 깜빡이며 위협해 머리카락이 쭈뼛해질 정도로 두려움이 느껴졌다. 최고 속도를 시속 80㎞로 낮추고 본선에서 우회전을 금지하는 차선을 그어놨지만 소용없었다.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도 수두룩

   
김해금관가야휴게소 앞 회전교차로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운전자가 도로공사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는 모습.
새로운 문제점도 발견됐다. 금정요금소를 빠져나가자마자 차량 정체에 직면했다. 요금소를 나온 후 사거리를 만나는데 이 지점 간의 거리가 불과 200여 m에 불과해 발생한 현상이다.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면서 요금소 내부까지 줄이 길게 이어졌다.

금정나들목은 전 구간 개통으로 창원 방면 좌회전 차량과 기장에서 금정요금소로 좌회전하는 차량이 아찔하게 교차했다.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던 차량은 창원 방면으로 진입하던 차와 마주치며 급정거하기 일쑤였다. 직진했다 비상등을 켜고 후진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았다.

대감분기점에서는 대동분기점으로 이어진 초록색 컬러 레인을 대감나들목 기장방향으로 안내하는 엉터리 표시판이 운전자의 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기장분기점은 미봉책이 한계에 달했다. 기장일광요금소 3차선 진입을 유도하는 LED 유도등은 벌써 곳곳이 뜯어진 채 ‘선(線)’ 형태를 띠지 못하고 너덜너덜해졌다. 금정산터널은 개통 후에도 뒷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아 뿌연 먼지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다수의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서행 운전을 하거나,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해 화재신고를 하기도 했다.

운전자는 편리하다면서도 혼란스러움을 호소했다. 운전자 정모(여·50) 씨는 “빨라져서 좋긴 한데 무슨 고속도로를 이렇게 불안하게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다”며 “자주 다니면 익숙해지겠지만 처음 와보니 혼이 쏙 빠질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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