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 국회의원의 딸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은행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8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이날 채용비리 의혹을 받은 부산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부산지검 특별수사부(김도균 부장검사)는 8일 오전 9시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 검사와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 등 20명을 보내 채용 관련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난 6일 대검찰청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5개 은행 채용 비리 의혹 자료를 넘겨받아 각 지역 검찰청에 배당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검찰은 본점 인사부에서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채용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의 인사 담당자 3명 등 관계자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2015년 채용 때 1차 면접 전 인사 담당자가 지원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나 이들의 특이사항을 인사 담당 임원과 행장 등에 보고했고, 임의로 여성 합격 인원을 늘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사전 면담 후 합격한 지원자는 전 국회의원의 딸과 전 부산은행 임원의 외손녀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국내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한 결과 채용 비리 정황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BNK부산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DGB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채용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 번째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엘시티(LCT)에 특혜대출을 해준 혐의로 이장호 당시 은행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지난해 7월에는 자사주 시세조종 혐의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