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고리1호기 폐쇄에 따라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원전 해체산업을 육성하는 데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부산시는 30일 ‘부산 원전해체산업 육성 협의회’를 출범한다고 29일 밝혔다. 협의회는 지난해 6월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의 해체에 대비해 지자체와 산학연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관련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 방안을 마련한다. 부산시 김기영 경제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시와 시의회, 기장군, 대학, 산업계, 연구기관 등 16명으로 구성된다. 앞으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방안을 만들고 이행할 계획이다. 종전 ‘부산 원자력산업 육성 자문위원회’가 협의회로 확대 개편됐다. 부산지역은 고리1호기 영구 정지에 이어 2025년까지 고리2·3·4호기의 설계수명이 순차적으로 만료돼 세계 최대 폐로 원전 밀집지역으로 부상하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날 첫 협의회에서는 참여 기관별로 올해 원전 해체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한다. 부산시는 원전 해체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을 밝힌다. 기장군은 원전 해체 등을 주제로 한 ‘세계 원전도시 초청 기장 포럼’ 개최를 추진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는 지역 원전 해체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태웅은 사용후핵연료 이송용기 제조기술 개발 및 상용화사업 계획을 설명한다. 이 밖에도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의 ‘원전 해체용 레이저 절단기술 개발사업’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의 ‘원전 폐로 제염·해체 기술교류회 운영사업’ ▷부산대의 인력양성 프로그램 등이 발표된다. 이러한 기관별 프로젝트를 협업하면서 사업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김 부시장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산업계 간 협력으로 부산이 원전 해체산업 거점도시로 나아가는 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협의회 출범과 함께 원전해체연구소 부산 유치에도 시동을 건다. 원전해체연구소는 기술개발 및 실증을 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원전 해체산업의 허브다.시는 고리원전 인근에 총면적 1만 ㎡ 규모로 원전 해체와 관련한 연구기관을 설립할 계획을 내세워 오는 6월 완료되는 정부의 용역 및 내년 장소 선정에 미리 대비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