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가 10억 원을 투입해 근대 테마거리 조성에 나선다. 부산에 처음 생기는 1960, 70년대 근대 거리로 낙후된 도심을 살리고 관광객을 끌어모을지 주목된다.

영도구는 영도 봉래시장과 삼진어묵이 포함된 영도구 태종로99번길 일원에 길이 130ｍ, 폭 5ｍ 규모의 ‘근대풍 어묵거리’(가칭)를 조성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오션블루에서 시작해 삼진어묵, GS 봉래시장점을 잇는 이색적인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역 재생과 관광 자원화를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기본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5000만 원을 들여 실시설계 용역을 오는 5월까지 진행한다. 구는 이달 중 주민 설득 작업을 거쳐 3, 4월 공식 설명회를 열고 7월 착공해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용역을 보면 근대풍 거리의 콘셉트는 ‘근대 기억의 반영(反映)’이다. 애초 1930, 40년대 옛 풍경 거리를 조성하려고 검토했으나 일제 강점기 분위기와 일본풍 건물 색채를 살리기보다 영도 봉래시장이 가장 활발했던 1960, 70년대에 주목하기로 했다. 흑백 사진을 색깔 있는 풍경으로 복원하듯 근대풍 가로 경관을 재해석하고, 근대 콘크리트 건축물의 형태와 외벽 재료를 이용해 영도만의 정체성을 살린다.

구는 이를 위해 건축물 표면, 도로 포장, 주소판 등을 옛 시대 정취가 느껴지도록 통일된 형태로 정비한다. 대신 건물의 색채, 간판, 창문, 문틀을 새롭게 디자인해 차별적인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또 봉래시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벽화로 그리거나 조형물로 만들고 쉼터를 조성해 영도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보존하는 역사 거리가 아닌 역사적 공간 이미지를 활용해 관광과 상업활동이 연계될 수 있는 거리로 거듭난다.

근대풍 거리 조성 사업은 2016년 국가지원 도시재생 사업인 ‘대통전수방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구는 근대풍 거리 조성의 2단계 구간으로 봉래시장 5호문부터 부영리치빌로 이어지는 200ｍ 구간을 설정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