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전통시장과 골목 상점이 식자재마트와 생필품 할인매장 같은 중형마트에 의해 빠르게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중형마트는 입점 제한이나 24시간 영업 금지, 월 2회 의무휴업 등 법적 규제를 받는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달리 아무런 활동 제약이 없는 데다 물건값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들은 아직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사하구가 중형마트의 입점을 제한하는 조례 제정에 나선 건 다행이다.

사하구의 본보기는 대구시다. 대구시는 2015년 10월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과 골목 상점가 1㎞ 이내에 중형마트 진입을 제한하는 ‘서민경제 특별진흥지구 지정·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통해 대구시는 서문시장, 팔달신시장 등 점포 수 100개 이상의 전통시장과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된 상점가 등 49곳을 서민경제 특별진흥지구로 지정했다. 지난해 6월 팔달신시장 인근에 식자재마트 입점 신청이 들어왔을 땐 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매업만 선별 허용하기도 했다.

대구시의 정책이 전국에서 가장 선진적이긴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점포 수 100개 미만의 전통시장과 30개 미만의 점포가 모인 상점가는 중형마트의 공세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당 지역 상인들은 현재 중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을 대구시에 요구하고 있다. 사하구는 이런 사항을 참고해 보호 대상에서 소외되는 영세 상인이 없도록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그에 앞서 부산지역 중형마트 영업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중형마트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한 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조례의 공간적 범위도 부산 전역으로 확대하는 게 옳다. 사하구로 한정할 경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지만, 전 시민이 고루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건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우리나라의 한 사회 운동가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티켓 한 장이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위험천만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타고 있던 전철과 맞은편에서 오던 관광버스가 정면으로 충돌할 뻔했던 것입니다. 천만다행으로 버스는 충돌 직전에 멈춰 섰고 그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구사일생의 한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는 전철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가 정말 인상적인 광경을 목도하였습니다. 관광버스의 운전기사와 전철의 운전기사가 그 자리에서 내려 서로 자기 실수였다고 앞다투어 사과를 하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깊은 산 속에 할머니와 단둘이 외롭게 살고 있는 한 소년이 하루는 할머니께 꾸중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네가 미워!’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메아리도 ‘나는 네가 미워!’ 라고 흉내를 냈습니다. 더욱 화가 난 소년이 계속 외쳤더니 메아리도 질세라 더욱 큰 소리로 울려왔습니다. 이것이 메아리의 법칙입니다.

세상은 어김없이 메아리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내가 남에게 주는 대로 되돌려 받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의 이해와 배려를 바랄 때는 내가 먼저 이해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메아리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마트에서 싼 물건들을 산다면, 전통시장과 작은 상점들은 문을 닫아야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곳 상인들도 우리들의 이웃입니다.

우리 주변의 전통시장과 작은 상점들이 이익을 많이 낼 수 있고, 우리도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왜 사람들이 대형, 중형마트로 몰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 전통시장과 작은 상점들이 어떻게 변하면 좋을지 생각하여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