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연합뉴스

쇼트트랙 메달리스트 심석희를 폭행해 논란을 야기한 조재범 코치의 과거 언론 인터뷰 내용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당시 월드컵이 문제가 아니라 올릭픽을 내다보고 있다고 밝힌 코치의 욕심이 과해 이번 사단이 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 쇼트트랙 한국대표팀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를 하루 앞두고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코치진과 각오를 밝히기 위해서였다.

이날 조재범 코치는 “지난 시즌 월드컵만 해도 우승에 대한 욕심이 많았지만, 올 시즌 월드컵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4차대회가 끝난 후에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외국 선수들이 발전한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잘 분석해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13개의 메달을 획득한 터였다. 1차대회부터 3차대회까지 전체 메달이 36개, 그 가운데 금메달이 12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금메달의 2/3, 전체 메달의 1/3 이상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휩쓴 것이다. 당시 언론들도 조 코치의 의견에 동조, 월드컵에서 성공을 잊고 심석희와 최민정을 쌍두마차로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축배를 들자는 투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악재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코치진이 선수들에게 과도하게 기합을 불어 넣는 과정에서 폭행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지난 16일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 도중 조 코치와 심석희 선수 사이에 문제가 생겼고, 그 결과 폭행이 저질러졌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 코치가 심석희를 아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 주장인 심석희에게 많은 부담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로 연맹 측은 “18일 오전 긴급 회의를 열어 물의를 일으킨 지도자를 직무정지시켰다”고 밝혔다. 빙상연맹은 현재 A 코치의 대행으로 박세우 경기이사를 합류시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