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울산 동구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서 현금 1억1000여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붙잡힌 복면강도는 조선소 하청업체 실직자 김모(49) 씨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조선소 하청업체를 옮겨 다니며 일했지만 지난해 2월 이후로는 뚜렷한 직장 없이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 씨는 은행 강도질을 결심했고, 집에서 200ｍ가량 떨어진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18일 강도를 당한 울산의 한 새마을금고 뒷문. 연합뉴스

김 씨는 이후 자신의 오토바이 번호판과 상표를 청테이프로 가린 채 주변을 오가며 새마을금고의 문 여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에 처음 출근하는 직원이 뒷문으로 드나드는 사실도 눈여겨봤다.

결국 18일 오전 7시11분께 김 씨는 새마을금고 뒷문과 가까운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첫 번째로 출근하던 A(49) 씨를 흉기로 위협했다. A 씨와 함께 새마을금고 안으로 들어간 김 씨는 현금 1억1000여만 원을 가방에 담고 A 씨 몸을 청테이프로 묶은 뒤 5분도 안 돼 도망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 김 씨는 다시 승용차로 갈아탄 후 경남 거제로 갔다. 거제는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일한 덕에 지리에 훤했다.

완전범죄를 자신했던 김 씨는 거제 옥포동의 한 모텔에 짐을 풀고 여유롭게 샤워를 하다 옷을 벗은 채로 경찰에 붙잡혔다.

급습한 경찰에 저항하던 김 씨는 “내가 어떻게 추적됐냐”며 궁금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은 이날 강도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인접 경남과 부산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며 김 씨의 차량 번호를 알렸다. 경찰은 결국 김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모텔을 덮쳤고, 김 씨를 검거해 울산 동부경찰서로 압송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권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