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상심사 통과 공식자격 획득
- 평창올림픽 이어 해빙무드 조성

마술로 남한과 북한이 긴장된 관계를 풀고 화합을 다지는 ‘마술 같은’ 일이 펼쳐질까.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마술올림픽에 북한의 마술사들이 참가할 수 있는 길이 극적으로 열렸다. 부산시는 16일 “북한 마술사 김철과 로석현이 최근 세계마술올림픽 아시아연맹 이사회가 예외적으로 시행한 영상심사를 통과해 부산에서 열리는 제27회 세계마술올림픽 출전 자격을 공식적으로 획득했다”고 밝혔다.

세계마술올림픽은 3년에 한 번씩 열리며, 전 세계 마술사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매직 이벤트이다.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부산시, 부산관광공사는 서로 긴밀히 협력해 2015년 이 대회를 부산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해마다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을 열면서 마술을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가꿔온 부산은 마술올림픽 유치로 세계 마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산시는 “북한 또한 세계마술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을 위해 마술팀들이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최근 국제 정세에 따라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일본에서 열린 예선전에 나가지 못했고 결국 참가가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세계마술올림픽 아시아연맹 이사회는 외부적 요인으로 참가의 길이 막힌 북한팀에 예외적으로 영상 심사의 기회를 줬고, 김철(사람을 마술 도구로 활용하는 일루전 매직 부문) 로석현(스토리가 있는 마술 장르인 제너럴 매직 부문)이 이를 통과해 출전 자격을 최근 따냈다.

북한은 197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마술올림픽에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바 있으나, 그 뒤로는 나오지 않아 부산 대회에 참가한다면 40년 만의 무대가 된다. 북한팀이 참가할 경우,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남북한이 스포츠와 문화로 교류하며 긴장을 완화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강열우 집행위원장은 “북한이 오는 3월 15일까지 참가신청을 완료하면, 올해 마술올림픽은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27회 세계마술올림픽은 오는 7월 9~14일 엿새 동안 벡스코, 해운대 구남로 등지에서 열린다. 40여 개국의 마술사 2000여 명과 관람객 20여만 명의 참가가 예상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