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공 후 손 놓거나 준공도 안 해
- 땅값 크게 상승돼 투기 의혹 솔솔
- 학교측 “정상 사업 추진 노력”

동아대 학교법인인 동아학숙이 경남 김해시와 창원 진해구에 병원과 캠퍼스를 건립하겠다며 부지를 매입하고도 수십 년째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땅 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하선영(국민의당·김해5) 도의원은 9일 자료를 배포해 “동아대 부속병원은 애초 김해시 장유지역에 2001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금까지 시행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동아학숙은 2001년 동아대 부속병원을 짓겠다며 김해시 대청동 일대 1만695㎡를 39억5700만 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 부지 용도는 김해 장유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도시계획시설인 ‘의료시설’로 지정돼 있다.

하 의원은 “그동안 김해시와 동아대 사이에 대학병원 건립 추진을 위한 문서 하나 없었다”며 “그나마 2016년 김해시 관계자가 동아대를 찾아가 면담한 것이 대학병원 유치를 위해 한 일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대학병원 건립은 진척이 없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올랐다. 2001년 동아학숙 매입 당시 40억 원에서 최근 공시지가 기준으로 146억 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아학숙은 1996년 당시 진해시 두동(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157만 ㎡에 6개 단과대학을 설립한다는 조건으로 학교시설용지를 받는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동아학숙은 8년이 지난 2002년 전체 부지 중 53%만 매입한 상태에서 ‘보배캠퍼스’를 착공했다. 당시 체육대 등 6개 단과대와 병원 시설, 기숙사 등을 2007년까지 완공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06년 단과대 1개 설립으로 계획을 바꿨고 2012년에는 캠퍼스가 아닌 연구개발(R&D)시설이 들어서는 ‘보배연구지구’로 사업 자체를 변경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사업변경 계획을 2014년 승인하고 사업 정상 추진을 촉구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다. 동아학숙은 이후에도 사업시행 기간을 연장했으나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1996년 기본협약 체결 당시 개별공시지가가 3.3㎡당 1970원이던 부지 가격은 지난해 1만4800원으로 무려 7.5배로 올랐다.

하 의원은 “그동안 동아대가 한 것은 땅 투기밖에 없다”며 “사업 시행 의지가 없으면 병원 부지는 김해시가 매입해 시립병원을 설립하고 캠퍼스 부지는 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아대는 “병원 본원의 리모델링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개발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늦어졌지만 취소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