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 공유수면 매립 부정청탁도

도시개발 사업 인허가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하며 김맹곤 전 경남 김해시장 등 정치인에게 뒷돈을 건넨 건설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뇌물공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경남 한 건설업체 대표 김모(61) 씨에게 징역 1년10월,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가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김 씨는 2014년 4월 김해시청 시장실에서 김 전 시장에게 “부봉지구 아파트 건축과 분양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해달라”며 2000만 원을 건넸다. 또, 김 전 시장의 선거운동원 모집 역할을 하는 측근을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 명목으로 1360만 원을 지급했다.

애초 검찰은 김 씨가 2013년에도 부봉지구 내 부지를 아파트 건축이 가능한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을 주는 등 총 5000만 원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김 전 시장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해 청탁을 들어줬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2015년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경남 거제) 측에 거제시 모사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승인되도록 정부 부처와 거제시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며 1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는 유죄로 결정했다. 다만, 김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자신의 재판에서 측근에게 돈을 돌려주도록 지시했고 돈이 반환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점 등이 인정돼 항소심까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씨의 횡령으로 건설사업비 증가가 초래돼 수분양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 또 공무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탓에 국민의 신뢰,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 등을 훼손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