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지진·지진해일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학술용역을 완료했다. 군은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장판’ 지진재난 종합방재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기장군은 4일 부산대 산학협력단과 진행한 지진·해일 대비 안전행동 매뉴얼 작성 학술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군은 국내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고, 일본과 해안선을 마주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진·지진해일 방재 대책이 필요했다.

용역 결과를 보면 기장군 일대의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유천층군에 속하는 퇴적암류와 화산암류, 그리고 화강암류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반이 사암 등 연약지반보다 단단한 지층이 많고, 매립지가 없어 상대적으로 액상화 위험이나 지진동의 확대 위험에서 자유로운 지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해일 가능성은 큰 편이었다. 연구진은 행정안전부 지진해일대응시스템을 활용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라시아판과 북태평양판 경계부 7지점과 일본 후쿠오카 서해안 등 총 8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장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후쿠오카 지점에서 규모 9의 지진이 발생하면 최대 파고 8.8ｍ의 해일 20분 만에 도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판 경계부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파고 2.5~3.5ｍ 범위의 파도가 2시간20분에서 3시간이면 도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재난 분야별 안전행동 매뉴얼을 만들고, 옥외·긴급 대피소를 재지정하는 등 주민 대피 계획을 다시 세울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는 해안 각 지점에 대한 예상 침수도도 포함됐는데 이를 참고해 10분 이내 대피 가능한 거리(약 600ｍ 이내) 안에 긴급 대피소를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관내 노후 교량과 시설물에 대한 내진 보강사업도 병행한다. 아파트 51개 단지의 주민 동의를 구해 재난 발생 시 군에서 각 가정으로 직접 안내 방송을 전파할 수 있는 자동 음성통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앞서 군은 지난해 9월까지 지진 재난 대비 통합 예·경보시스템과 지진 가속도계측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