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피해를 낸 ‘기장 삼각산 화재’의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당국은 “피해 면적이 워낙 광범위하다”며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3일 “이날 오후 3시13분 불이 완전히 꺼졌다. 잔불 정리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밤 9시46분 신고가 접수된 지 39시간27분 만에 공식적인 진화 작업이 끝났다.

삼각산 화재의 피해 면적은 총 50만 ㎡로 부산에서 난 산불 가운데 두 번째로 피해 규모가 크다. 가장 피해가 컸던 산불은 2011년 3월 강서구 보배산 산불(피해 면적 88만 ㎡)이다. 역대 3위는 2011년 4월 기장군 장안읍 선암마을 산불(피해 면적 4만9500㎡)이고, 4위와 5위는 2011년 1월 발생한 영도구 중리산 화재(2만 ㎡)와 같은 해 4월에 발생한 남구 황령산 화재(1만7820㎡)다.

현재 추정되는 화재 원인은 크게 네 가지다. 특히 등산객이나 새벽 기도객이 흡연, 초나 버너를 사용하다 불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 1468건 중 1267건(86.3%)이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 실화였다.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유지인 이 곳은 보전녹지 지역으로 가축사육이 금지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 이 때문에 누군가 고의로 불을 내 이득을 보려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방화나 방화의심으로 난 산불은 총 20건(1.3%)이었다. 원인 미상 처리된 산불은 141건(9.6%)이었다.

풍등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있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1일 오전 기장군 한 지역 해맞이 행사에서 고형연료를 사용한 400여 개의 풍등을 날렸다.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풍등은 모두 500개였다. 아침에 7.5㎞ 떨어진 곳에서 사용한 풍등이 불을 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행사 후 남은 풍등을 누가 화재 현장 인근에서 사용했다면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소방당국은 경찰과 합동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삼각산 화재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박호걸 기자

◇ 소실 면적 규모 순 부산 역대 산불 화재 발생 일시 위치 소실 면적 발화 요인 2011년 3월 25일 오후 2시24분 강서구 지사동 보배산 88만㎡ 담배꽁초 2018년 1월 1일 밤 9시46분 기장군 장안읍 삼각산 50만㎡ 조사 중 2009년 4월 6일 오후 1시54분 기장군 장안읍 선암마을 4만9500㎡ 미상 2009년 1월 11일 오후 2시1분 영도구 동삼동 중리산 2만㎡ 불장난 2009년 4월 5일 오후 1시26분 남구 대연동 황령산 1만7820㎡ 방화 의심 ※자료 : 부산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