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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단절한채 추운 방서 홀로 지내…삼시세끼는 욕심

중장년 1인가구 겨울나기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7-12-27 19:50:2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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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체장애인 온기 없는 방서 생활
- 공공근로 일자리마저 끊겨 막막

- 부산 고독사 40~64세가 62.5%
- 기초보장제 복지혜택 282명뿐
- 올해 2000가구 지원 목표 미달
- 내년도 예산마저 5억 원 삭감

최근 중장년층 고독사가 잇따르지만 제도권 복지망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이들 중년의 겨울이 더욱 추워지고 있다.
   
A 씨가 지난 26일 오후 저녁을 먹기 위해 싱크대의 그릇을 옮기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지난 26일 밤 부산 연제구 한 2층 주택. 33㎡ 남짓한 A(53) 씨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기가 느껴졌다. 영하의 날씨를 기록한 이 날 방 안 체감온도는 실외와 다를 바 없었다. 지체장애인 2급인 A 씨 역시 연신 몸을 뒤척였다. 창문을 닫고 커튼까지 쳤음에도 바람은 쉴 새 없이 들이닥쳤다. 홀로 사는 좁은 방은 금세 한기로 가득 찼다. 삼시 세끼는 욕심이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인근 구청식당을 이용한다. 저녁은 거의 라면으로 해결한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김치 등 밑반찬은 A 씨 누나가 가끔 해결해줬지만 최근 그도 아파 더 도움을 받지 못한다. 1년 단위로 해오던 구청 장애인행정 공공근로도 28일 끝난다. 월 100만여 원씩 받던 급여는 상당한 버팀목이었다. 다시 백수가 된 그에게 선택지는 단순하다. 몇 개월 실업급여를 받거나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거나. A 씨는 “장애인이라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고독사 얘기가 들릴 때마다 남 일 같지 않아 얼마 전 시신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고독사는 A 씨와 같은 중장년층에서 자주 일어난다. 부산시가 집계한 고독사 통계를 보면 지난 6개월간 발생한 총 40건의 고독사 중 40~64세 비중은 25건(62.5%)에 달했다. 특히 51~64세가 20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은 제도권 복지망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정부와 지자체는 65세 이상 노인 복지망에 집중한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주로 가장이 많은 중장년층은 책임감 때문에라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외부에 나타내지 않으려 한다”며 “노출이 안 되니 구·군에서 현황 파악이 어렵고 복지망에서 소외되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시와 구·군은 제대로 된 맞춤형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에게 복지 혜택을 주고자 도입된 ‘부산형기초보장제’는 노인이 주대상이다. 현재 총 1379명의 혜택자 중 40~64세는 282명(20.4%)에 불과하다. 65세 이상이 1029명(74.6%)을 차지한다. 시는 애초 올해 2000가구를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7월 선정 기준을 완화했음에도 목표 치를 채우지 못했다.

이에 내년 예산은 올해(29억 원)보다 5억 원 깎인 24억 원으로 편성됐다. 시 윤영균 생활보장팀장은 “그동안 부산형기초보장제 홍보 등 미흡한 부분이 있어 실적이 저조했다”며 “중장년층은 기본적인 소득이 있는 경우가 많고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가 늘면서 노인에 혜택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반빈곤센터 손우영 사무국장은 “중장년층이 사회적 관계망에서 고립돼 왜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다”며 “이들의 특성을 분석한 후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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