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경남 김해지역에서 생산됐던 분청도자기가 지역 도예인의 손에 의해 부활했다. 이들은 지난해 상동면에서 처음으로 고려시대 김해분청자기 가마터가 발굴된 이후 도자기 파편을 토대로 각고의 노력 끝에 원형에 가까운 작품 복원에 성공했다.

상동면 지역 도예인 등 12명으로 구성된 김해도자미술연구회는 지난 15~20일 상동면사무소와 인근 카페에서 ‘대감마을 삼통문화전’을 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이 전시 중인 작품은 지난해 6월 상동 분청자기 가마터 발굴 당시 나온 도자기 파편들을 토대로 문헌과 자료 분석을 토대로 재현에 성공한 것들이다. 전체 20점 가운데 15점이 분청자기 재현 작품이다.

이곳에서 상동요를 운영 중인 김영성 도예가는 ‘김해(金海)’ 명문이 새겨진 분청사기김해명인화문접시, 고려때 도자기를 주문했던 관청이었던 사선서(司膳署)의 이름이 새겨진 분청사기사선명상감연당초문접시를 내놓았다.

김 도예가는 “가마터 발굴 당시 ‘김해’와 ‘사선’이 새겨진 도자기 파편을 접한 뒤 감전된 듯 그 아름다움에 전율을 느꼈다”며 “첫 전시회이니 만큼 분청자기 본고장을 알리는데 밑그름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임란숙 도예가는 분청사기김해명인화문합을, 임정훈 작가는 분청사기김해명문접시 등을 내놓았다.

앞서 김해시는 지난해 상동 가마터 발굴결과 이곳이 고려 말(1370년 대) 분청자기 가마터임을 확인했다. 김해가 과거 분청자기의 본고장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따르면 이곳은 조선 초기 김해지역 집단 도요지 ‘감물야촌(甘勿也村)’이다. 당시 기록에는 ‘김해도호부 동쪽에 하품(낮은 품질)을 생산하던 감물야촌에 자기소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현재 상동 가마터는 지난 9월 경남도 기념물 288호로 지정됐으며 추가 발굴을 현재 기다리고 있다.

김해도자미술연구회는 김해 분청자기를 연구하고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으로, 그동안 김해시에 상동 가마터의 존재가 확실하다며 수차례 발굴을 건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수 상동면 대감리개발위원장은 “우리 마을이 600년 된 도자기 전통마을이었다는 사실에 주민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마을이 간직한 도자기 문화, 자연 환경을 소재로 한 마을축제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박동필 기자

	상동면 백파선카페에 전시 중인 분청자기 재현작품들. 김해도자미술연구회 한 회원이 가리키고있다. 박동필 기자

	상동면 백파선카페에 전시 중인 분청자기 재현작품들. 김해도자미술연구회 한 회원이 가리키고있다. 박동필 기자

	김영성 도예가 작품으로, 고려 관청명칭인 사선이 적혀 있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