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군 소유 백사장 매입 검토

부산시가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의 서핑 구역을 80ｍ에서 300ｍ로 대폭 확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서프 빌리지’(surf village)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송정해수욕장을 서프 빌리지로 만들기 위한 전략수립 용역을 최근 부경대 씨그랜트사업단에 맡겼다고 10일 밝혔다. 용역 결과는 내년 8월께 나올 전망이며, 서프 빌리지 조성에 투입되는 총예산은 9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프 빌리지 사업의 핵심은 서핑 구역 확대다. 용역에는 현재 80ｍ인 레저활동 구역을 300ｍ로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앞서 해운대구는 2002년 폭 50ｍ로 묶였던 송정해수욕장 레저활동 구역을 2015년 80ｍ로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전국의 서퍼가 송정해수욕장으로 몰려들면서 충돌사고 예방을 위해 다시 서핑 구역의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서퍼는 약 2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16만 명가량(65%)이 7·8월 두 달간 방문해 여름철 혼잡도가 심하다. 서프홀릭 신성재 대표는 “여름철 서핑을 하다 다치는 서퍼가 셀 수 없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서핑 구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방부 소유의 군 하계 휴양소 부지 확보가 필수다. 현재 서핑 구역에서 구덕포 방향에는 여름철 군이 휴양소로 사용하는 220ｍ 폭의 백사장이 있는데, 시는 국방부와 협의해 이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약 45억 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서핑 구역을 반대 방향으로 늘리면 일반 해수욕장 이용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상인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사실상 군 하계 휴양소 확보 여부가 서프 빌리지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이상순 해양레저팀장은 “서프 빌리지 사업은 서핑 구역 확대 외에도 실내 서핑 교육장·체험 프로그램 다양화·안전 지원 방안 등이 담길 것”이라며 “이달 중 서프 빌리지 전략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