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3년 정전협정 체결하고
- 포로 송환 이후 사실상 단절
- 북한군 도끼 공격 사건 이후
- 다리 폐쇄하는 우여곡절도
- 박찬욱 감독 영화로 더 익숙
- 북한 병사 귀순 사건에 재조명

지난 13일,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귀순해오면서 공동경비구역(JSA)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리에게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 더 익숙한 이 곳은, 사실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우리 곁에 있지만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는 곳, 공동경비구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남북 경비병들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국제신문DB

■분단의 역사가 전개된 곳

공동경비구역은 영어 명칭 JSA(Joint Security Area)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엔군과 조선인민군이 공동으로 경비를 담당하는 군사분계선 상 구역이다. 남한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북한 행정구역상으로는 개성직할시 판문군 판문점리에 해당한다.

공동경비구역이 위치한 판문점의 원래 지명은 ‘널문리’이다.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신하던 선조가 강을 건너야 하는데 다리가 없어 곤경에 처하자 마을 사람들이 대문짝의 널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게 했다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그로부터 약 360년이 흐른 뒤, 이곳에서는 한국전쟁 휴전을 위한 회담이 열렸다. 당시 초가집 몇 채만 위치한 벌판에서 천막을 치고 휴전회담이 진행됐는데, 중공군이 그 위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널문리를 한자로 변환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지명인 판문점이다.

널문리 서쪽에는 사천이라는 작은 강에 위치한 널문다리가 있었다. 1953년 남북한 간 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이 다리를 통해 포로 송환이 이뤄졌다.

당시 포로들이 다리를 한 번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뜻에서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 불려졌다. 하지만 이 명칭도 오래 가지 못했다. 1976년 8월 북쪽 초소와 남쪽 초소 사이에 미루나무 한 그루가 무성하게 자라나자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로 나무를 베던 한국인 노무자와 유엔사 경비병을 북한군이 도끼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미군 장교 2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유엔 측은 다리를 폐쇄하고 통행을 차단했다.

이후 북한은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인근에 새 다리를 건설했는데 단 72시간 만에 다리를 만들었다 해서 ‘72시간 다리’로 불린다.

최근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바로 이 ‘72시간 다리’를 통해 남으로 내려왔다. 그가 차량으로 이 다리를 이동한 시간은 7초에 불과했다고 하니 우리에게는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훨씬 더 먼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공동경비구역을 공유하는 그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탈출 장면. 연합뉴스

도끼만행사건 이후 공동경비구역에는 양측 간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이 그어졌고, 경비병을 포함한 모든 군인들은 이 선을 넘어 상대측 지역에 출입하는 것이 금지됐다. 이번 북한군 귀순 당시 CCTV 영상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군들이 황급히 돌아가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일종의 보이지 않는 ‘경계’와 같은 곳이다.

하지만 영화 ‘공동경비구역’에서도 다뤄지듯이,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는 충분히 남북한 병사가 교류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에서처럼 상대방의 얼굴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그 곳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마주보고 서 있다면 어찌 정이 들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러한 인간적 감정의 교류가 허용되지 않는 공간이 공동경비구역이다. 정전협정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는 공식적으로 전쟁이 종결되지 않고 일시적인 휴전상태에 놓여 있는 곳이다.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남과 북을 상징하는 공동경비구역. 분단이 지속되는 한, 그 곳은 사라지지 않는 우리들의 ‘아픈 공간’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박선미(사회자본연구소 대표) 김정덕(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


■생각해보기

남한 귀순 병사로 공동경비구역이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영토 내에 있지만,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공간 공동경비구역에 대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만들어 볼까요?



-‘판문점 지명의 유래 :

-1953년 맺은 정전 협정과 ‘돌아오지 않는 다리’:

-1976년 발생한 도끼 만행 사건과 ‘72시간 다리’:

-군사분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