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교육·영업 장소 등 지원
- 시 선정 트럭들 매출 승승장구
- 구군 지원은 허가에 그쳐 고전

지난 26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 조각광장에 설치된 부산 청년 푸드트럭존 ‘함무보까’에는 푸드트럭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민지(28·부산 해운대구·회사원) 씨는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나온 맛집이라고 해서 주말에 시간을 내 왔다. 날씨는 춥지만 불쇼를 하며 만든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미소 지었다.

	부산아시아드조각공원 인근 푸드트럭에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난 주말 오후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푸드트럭 영업을 허가한 곳을 찾았지만 푸드트럭은 문을 닫았고 인적이 드물었다. 아시아드 조각광장에서 본 행렬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푸드트럭 운영자는 “구가 허가하는 자리라 유동인구가 많을 것이라 여겼는데 생각보다 없어 황당하다. 불법 영업이 아닌데 주변 상인이 신고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매출이 없다는 것이다. 월 매출 8만 원에 그친다”고 털어놨다.

최근 SBS 프로그램 ‘백종원의 푸드트럭’과 MBC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 등 TV 프로그램에 푸드트럭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커지는 시장 만큼 푸드트럭 업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우려했다. 희비는 지원 단체가 부산시냐 구·군이냐에 따라 나뉘었다. 정부와 부산시의 지원을 받은 푸드트럭은 승승장구한 반면 기초지자체가 지원한 푸드트럭은 운영이 힘들다.

27일 시 푸드트럭 현황을 보면 2015년 5곳이었던 푸드트럭은 지난해 19곳, 현재까지 65곳으로 대폭 늘었다. 전국적인 추세도 비슷하다. 2015년 167대에서 최근까지 1142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산시와 고용노동부, 부산경제진흥원이 지난해와 올해 사업비 3억 원씩을 들여 진행한 ‘푸드트럭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17팀이다.

이들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뽑힌 만 39세 미만 청년으로 한 달간 부산경제진흥원에서 진행한 푸드트럭 특화 창업 교육을 받고 서울 ‘밤도깨비야시장’ 등 우수한 사례를 탐방해 벤치마킹했다. 이후 팀당 1000만 원을 지원 받아 푸드트럭을 개조하고 아시아드조각공원과 시청 인근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또 부산항 야외수영장, 낙동강 유채꽃 축제 등 각종 행사와 축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부산경제진흥원이 밝힌 지난 9월 말 기준 누적 매출은 총 4억1538만으로 지난 1월부터 활동한 1기(8팀)매출은 3억7023만 원, 2기(9팀) 매출은 4515만 원이다. 특히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부산편에 출연한 네 팀의 매출은 총 4091만 원에 달했다.

기초지자체는 푸드트럭 영업을 허가만 할 뿐 육성 지원 예산을 확보하지 않았다. 또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 허가를 내줬다. 수영구는 수영사적공원과 수변공원 등을, 영도구는 절영해안산책로를, 서구는 송도해수욕장을 푸드트럭 입점지로 검토했으나 주변 상인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대신 인적이 드문 남항대교 밑(영도구), 유라리 광장(중구), 대천천·만덕백양공원(북구) 등에 영업을 허가했다.

부산대 남종욱(경영학과 ) 교수는 “푸드트럭 운영자 스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와 경영방식, 아이디어 등으로 경쟁력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양극화와 경쟁 현상이 생기니 고객이 원하는 바람직한 푸드트럭 케이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정 김민주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