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천천 야외공연장·대학로
- 열기 넘치는 청년문화 산실
- 땅뫼산 황톳길·편백나무 숲
- 도심 속 자연 즐기는 명소로
- 서동미로시장 예술과 콜라보
- 골목 곳곳 볼거리 꽉 채워져

부산 금정구는 단연코 문화 도시다. 부산대와 범어사, 온천천, 그리고 전통시장은 최신 트렌드와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청년활동가도 젊음과 문화적 풍요에 이끌려 금정구로 몰려든다. 음악·문학·미술·종교 등 그들이 추구하는 문화적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속에는 공존의 아름다움이 녹아 있다.

	지난달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아래 온천천에서 열린 ‘금어 빛거리 축제’에서 화려한 조명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금정구 제공

■‘청년 문화의 용광로’ 부산대 앞

금정구 장전동 대학로는 연중 축제·문화·공연이 넘친다. 주말마다 프리마켓이 펼쳐지고, 거리를 걷기만 해도 다양한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지난 9월 개최된 부산국제거리예술축제에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뿐만 아니라 핀란드 등 5개국 예술가도 참여했다. 축제 기간 ‘거리 ART 서커스’ ‘불야성 퍼포먼스’ ‘거리예술을 발견하다’ 등의 재기발랄한 프로그램으로 부산대 앞 거리를 메웠다.

	부산대 문화나눔터 앞 버스킹 공연. 금정구 제공

문화공연과 축제라면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아래 온천천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대역 아래 온천천 야외공연장에는 버스킹 공연·청춘 토크 콘서트 등으로 음악이 끊이지 않으며 지적 즐거움이 넘친다. 지난 10월 열린 ‘금어 빛거리 축제’도 최근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늘고 있다. 축제 기간 온천천은 금정구의 상징인 ‘금어’ 모양의 등불로 불야성을 이뤘다. 금어는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우물에서 놀았다’고 해서 불린 이름으로 금정산 설화에서 모티브를 땄다.

부산 3대 문학관 중 하나인 ‘요산문학관’도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요산문학관은 금정구 남산동 출신인 요산 김정한 선생의 작품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문화공간이다. 문학관 옆에 그대로 보존된 생가에서는 요산 선생의 삶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요산문화축전, 인문학 강의를 통해 요산 선생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다.

부산대 앞 거리의 예술가는 청년 예술가 육성의 산물이다. 장전동 대학로는 청년 예술가 지원센터 등 청년 예술·문화 지원 시설이 몰려 있어 부산 청년 문화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대중음악의 허브인 ‘부산 음악창작소’, 청년예술가 창작공간인 ‘부산 코리아콘텐츠랩’ 등에서 육성된 청년예술가는 자연스럽게 대학로 거리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도심 속 힐링 명소 회동수원지

회동수원지는 도심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은 시민에게 힐링 명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는 고즈넉한 호수와 더불어 전망 좋은 절벽이란 뜻으로 ‘오륜대’라 불렸다. 회동수원지는 넓이 2.17㎢, 둘레는 20㎞에 달한다. 상수원 오염 방지를 위해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가 2010년 1월 수변 산책길을 조성하면서 시민에 개방됐다.

회동수원지의 호수뿐만 아니라 오륜동 땅뫼산 황톳길, 편백나무숲, 갈맷길 등으로 이어진 산중마을은 도시에 지친 사람을 불러 모은다. 땅뫼산 편백나무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내음과 맨발로 느끼는 황톳길의 촉감은 힐링 그 자체다. 회동수원지를 따라 북쪽으로 걷다 보면 아름다운 산봉우리의 반영이 담긴 회동호를 만날 수 있다. 금정산보존회 유진철 사무국장은 “산도 타고 호수도 볼 수 있어 등산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부산 최고의 힐링 코스”라고 말했다.

오륜동 땅뫼산에 오르기 전에 만날 수 있는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1981년 개관한 이 박물관에서는 순종비인 순정효 황후의 유물과 대원군의 친필 등 황실 유물과 민속품 등도 함께 전시돼 조선 시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또 조선 말기 한국 순교자들의 유물과 교회사 자료들이 잘 보존된 명소이기도 하다.

회동수원지 인근 메기 매운탕, 잉어찜, 토끼, 꿩샤브, 오리고기 가게에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식사하고 나오면 즐비한 카페에서 회동수원지의 전망을 보면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예술문화도 마찬가지다. 김민정 갤러리를 중심으로 오륜 해맞이 기원마당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방문자의 눈길을 끈다.

■미로처럼 펼쳐진 서동미로시장

	서동미로시장에서 열린 ‘미로마을! 문화로 통한 DAY’ 행사 모습. 국제신문DB

1970년대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된 서동전통골목시장, 서동향토시장, 서동시장이 2014년에 하나로 합쳐져 서동미로시장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탄생했다. 총길이 1.5㎞에 달하는 골목길이 마치 미로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꼬불꼬불한 시장 골목을 따라 가면 다양한 음식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계란만두를 파는 ‘맛나분식’과 피자고로케가 맛있는 ‘하이밀제과점’, 불향 가득한 짬뽕인 ‘판다짬뽕’ 등 전국구 명물도 즐비하다.

예술과 콜라보를 이룬 서동미로시장에서는 볼거리도 풍부하다. 주말마다 열리는 프리마켓과 전시회 등 많은 볼거리가 있으며, 골목 곳곳에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도 눈길을 끈다. 서동예술창작공간, 섯골문화예술촌과 협업해 문화행사도 열고 있다. 금정구 관계자는 “청년문화 단체들이 직접 나서 전시 마켓 축제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며 “쌈지 테마 공연, 무료영화 상영, 연말 크리스마스 축제 등을 열어 주민 밀착형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