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 올 입시 최대 승부처 될 듯
- 영어 9월 모평 수준 다소 쉬워
- 사탐 예년 비슷·과탐은 어려워

23일 치러진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해 상위권과 중위권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은 전반적으로 어려워져 올해 수능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회탐구는 예년과 비슷하고, 과학탐구는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이,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영역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사장 앞 후배들의 열띤 응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오전 수험생들이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인 동래고등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지난해 ‘불수능’ 떠올린 국어

1교시 국어영역은 ‘불수능’으로 꼽혔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9월 치러진 모의평가(모평)보다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영역별로 보면 독서영역이 어려웠다. 그 중에서 디지털통신용 부호화 기술을 다룬 지문은 길이도 길 뿐만 아니라 사례도 다양해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독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지문에 딸린 41번 문제는 부호화 기술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어 변별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학영역은 비교적 평이하다는 평가다. 우선 예전수능에서 나왔으며 EBS연계교재에도 수록돼 있어 비교적 낯익은 작품인 김만중의 ‘사씨남정기’와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육사의 시 ‘강 건너간 노래’는 교과서와 EBS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비교적 낯선 지문이어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다.

화법과 작문영역은 올해 6월·9월 모평과 마찬가지로 이번 수능에서도 두 영역이 한 세트로 묶여 출제됐다. 문법영역에서는 음운변동 등 사전지식이 필요한 지문이 까다롭게 느껴졌다는 분석이다. 오지훈 예문여고 교사는 “신유형 문제들도 이미 9월 모평때 한 번 선보인 바 있어 유형 자체가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독서영역에서 까다롭다고 꼽히는 경제와 기술지문이 모두 등장하고 문법에서도 중세문법 등 낯선 내용이 나와 수험생들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어려웠던 수학

수학영역도 역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가·나형 모두 객관식과 주관식 마지막문제가 매우 까다롭게 출제돼 이들 문제가 등급을 가르는 ‘열쇠’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과학생들이 푸는 가형은 미적분Ⅱ에서 12문제, 확률과 통계와 기하와 벡터에서 각각 9문제씩 출제됐으며, 문과학생들이 선택하는 나형은 수학Ⅱ과 미적분Ⅰ에서 각각 11문제, 확률과 통계에서 8문제 출제됐다. 가형과 나형에 모두 나온 문제는 4문제로 모두 확률과 통계 부분이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본부는 반복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적요소 또는 공식을 단순하게 적용하는 문항보다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문항을 출제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형은 20번과 21번, 30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특히 30번은 적분 형태로 주어진 함수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한 후 조건을 이용해 수열의 합을 구하는 문항으로, 주어진 조건에 따른 함수 그래프 모양을 이해하고 있어야 풀이가 가능해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나형은 함수의 정의역을 추론하는 21번과 수열과 적분이 혼합된 30번 문항이 까다로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30번은 그래프의 개형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상엽 부산남고 교사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으나 변별력을 가리는 2~3문제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풀기 까다로웠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신유형 없이 비교적 평이했던 영어

올해 처음 절대평가가 적용된 영어영역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고, 유독 어려웠던 지난 9월 모평보다는 쉬웠다는 평가다. 이에따라 1등급인 90점 이상 수험생이 지난해와 비슷한 7~8%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본부는 절대평가에 따른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상대평가 체제의 출제 기본 방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인문 자연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의 내용을 담아 수험생 학습 성향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게 했고, 학교 현장의 실제 영어 사용 상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는데도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특히 2017년보다 EBS 직접연계 문항이 늘어 체감 난이도를 다소 낮췄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빈 문장 추론 문제(34번)는 다소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조국희 경남고 교사는 “듣기는 비교적 평이했고 신유형도 없었으나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문제는 곳곳에 배치됐다”며 “3문제 연속 정답이 4번인 경우와 연속된 4문제 중 3문제 정답이 모두 1번인 경우가 있었는데 자신의 답이 자신없는 수험생들에게는 갈등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