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공사 끊이지 않아” 불만

최근 새단장을 마친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가 또 공사판으로 변했다. 구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를 확충하기 위해 구남로에 음악분수를 설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백선기 구청장이 치적 사업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남로 음악분수 조감도

부산 해운대구는 21일 구청 중회의실에서 ‘구남로 음악분수 실시설계 용역 중간 보고회’를 개최했다. 구는 내년 4월까지 총 32억 원(구비)을 투입해 길이 42ｍ, 폭 8ｍ의 대형 음악 분수를 설치할 예정이다. 광장 4곳에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을 흘려 보내고, 음악에 맞춰 미디어 파사드로 다채로운 분수 쇼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원래 구남로는 해운대역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잇는 490ｍ의 왕복 2차선 도로였다. 1994년 관광특구 명물거리 조성 사업으로 기존의 폭 12ｍ이던 도로를 30ｍ의 왕복 4차로로 확장했다. 총 4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하고 매년 30억~4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16년 동안 공사를 끌었다.

2010년 확장 공사가 마무리 됐지만, 구는 지난해 ‘구남로 명품 관광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16년에 걸쳐 애써 만든 도로를 6년 만에 광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총예산 40억 원(국비 14억 원)을 투입해 광장과 음악 분수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국비 확보가 여의치 않자 26억 원을 투입해 먼저 광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된 공사가 지난달 끝맺은 광장 조성 공사였다.

올해는 지난해 무산됐던 음악 분수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공사로 구남로는 광장 336㎡가 완공 1개월 만에 다시 뜯겨나가게 됐다. 주민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주민 이모(여·34·해운대구 우동) 씨는 “도로를 만들었다가, 광장을 만들었다가, 다시 한 달 만에 분수를 만들면서 구남로는 20년 가까이 공사가 끊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해운대구의회 김삼수 의원은 “구가 국비로 처리할 것을 구비로 바꿔치기해 시행하는 꼼수 사업”이라며 “백 청장이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점자 의원도 “원래 바닥 분수는 바람이 불고 모래가 날려 분수를 막기 때문에 해수욕장 인근에 만들면 안 된다”며 “연간 유지 관리비만 2억 원이 넘는 사업을 왜 진행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