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부산의 각 지자체마다 관련 예산을 늘리고 이색 사업을 벌이는 등 고독사 예방에 힘을 모으고 있다.

부산시는 다복동(다함께 행복한 동네) 사업의 내년도 예산으로 32억 원을 편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다복동 사업은 마을 단위 복지 제도로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를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산은 지난해 12억9000만 원, 올해 20억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고독사 예방 사업만 21억 원이 배정됐다.

시는 중·장년층의 사회관계 회복을 돕는 행복주방 사업도 올해는 1곳에 불과했지만 내년에는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행복주방 사업은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영화관람 등 문화 활동도 병행하는 사업으로 식생활이 불량한 1인 가구의 건강은 물론 지역 공동체성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의 부산 고령자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 가구 비율은 전국 평균인 20.5%보다 3.4%포인트 높은 23.9%를 기록해 고독사 또한 부산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기초지자체인 남구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다양한 특화사업을 마련했다. 먼저 지역 내 슈퍼마켓 390곳과 연계해 외상이 잦고 술과 라면만 오랫동안 구매하는 주민(고독사 위험군)을 복지관과 연락·상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슈퍼맘 셀프 돌보미’ 사업을 벌인다. 또한 고독사 위험군이 많이 거주하는 여인숙 여관 쪽방 등 주거 취약지에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는 홍보물을 붙이고, 신문보급소와 연계해 중·장년층 1인 가구 200세대에 배달되는 신문에 고독사 예방사업을 소개하는 전단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 내 유선방송사와 협력해 유선방송료를 50% 감면해 중·장년층 유선방송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시청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긴급위기상황을 파악하고 고독사 방지 자막도 정기적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다. 다음 달 중으로 지역 내 119안전센터, 우체국, 도시가스공사, 경찰서, 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위기 가구 발굴단’을 운영해 촘촘한 지역보호체계를 갖출 전망이다.

수영구는 ‘어르신 친구 맺기’를 지원한다. 월 1회 홀몸 어르신 4명이 함께 식사하면서 친분을 맺어 지역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다양한 사업이 벌어지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 사회복지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지자체가 노력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연령대별 지역별 특성을 보다 면밀히 파악한 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기 김해정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