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전 대통령 개입여부 등 조사
- 최 의원 측 “돈 받은 적 없어”
한때 친박 실세로 불렸던 자유한국당 최경환(사진) 의원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16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명목의 돈 1억여 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 자료와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최 의원 측 조사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2013, 2014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다.
검찰은 향후 최 의원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건너간 배경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이 특활비가 각종 정치 활동에 사용됐는지, 그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개입은 없었는지 등을 파헤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최 의원에 물어보니 ‘(특활비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국정원 특활비 40억 원을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 3명이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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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들. 왼쪽부터 이병호 이병기 남재준 전 국정원장. 이용우 기자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열어 검찰이 적용한 뇌물공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 등을 심리했다. 이어 오후에는 같은 혐의를 받는 이병호 이병기 전 원장의 실질심사를 차례로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박 전 대통령 측의 요구로 국정원 특수활동비 약 40억 원을 청와대에 상납해 국고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심문 후 남 전 원장의 변호인은 “(청와대에서) 먼저 달라고 하니 ‘그 돈이 청와대 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준 것”이라며 “남의 돈을 전용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장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에서 나갔다”고 설명했다. 돈을 건넨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상납이 아닐 뿐더러 고의성도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이 확보되면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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