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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만든 2만송이, 전시 아닌 실제 연회 처음이죠”

靑 국빈만찬 장식한 궁중채화…무형문화재 황수로 회장 작품

  • 국제신문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17-11-10 20: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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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서 문 대통령 내외와 인연
- 모시 천으로 정교한 꽃송이 꾸며
- 조선왕조 ‘홍벽도화준’ 복원
- 한국적 화려함으로 국내외 호평

지난 7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청와대 국빈 만찬장에 전시된 화려한 궁중채화(궁중의 연회를 위해 장식용으로 만든 조화)작품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이 작품을 만든 인물과 궁중채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황수로 회장이 경남 양산시 매곡동 동부산골프장 입구에 있는 궁중채화 전시관에서 국빈 만찬장에 설치했던 ‘홍벽도화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이 작품은 경남 양산에서 활동 중인 궁중 채화장(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4호)인 황수로 동부산CC 회장(동국대 석좌교수)이 만든 것이다. 이화(李花·오얏꽃)를 모델로 한 ‘홍벽도화준’(紅碧桃花樽)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임금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장에 진열됐다.

총 2만 송이의 꽃으로 장식된 홍벽도화준의 모든 공정은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모시 천을 염색하고 잘라 꽃 모양을 만들고, 송홧가루(꿀)를 묻혀 꽃술을 발랐다. 여기에 벌 나비 등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곤충을 정교하게 재현해 실제 보면 실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이 작품을 만드는데 3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황 회장의 작품이 청와대에 전시된 데는 그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이 작용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대통령 되기 이전 양산시 매곡동 사저에 오면 가끔 황 회장의 궁중채화연구소가 있는 동부산CC에 들러 궁중채화 작품을 감상하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게 인연이 돼서인지 이번에 청와대에서 요청해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 궁중채화는 궁중의 잔치 등 행사를 장식하기 위해 비단 모시 밀랍 등 갖가지 재료를 다듬고 염색해 만든 가화(假花)로, 꽃은 왕실을 상징한다.

황 회장은 10일 본지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 숱한 전시를 해왔지만 궁중채화 작품을 전시회장이 아닌 실제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옛날로 치면 청와대는 궁궐, 대통령은 왕, 국빈 만찬은 궁중연회니 이번 장식이 저에겐 대단한 의미”라고 말했다. 또 “궁중채화가 가화로 된 것은 생명 중시 사상과 더불어 영원불멸한 조선왕조의 번영을 기리는 정신이 깃들어있다. 생화를 사용하면 시들어 이는 영원불멸의 왕조 정신과 배치되는 점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1960년대 일본에서 생활할 때 궁중채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일본이 꽃꽂이와 가화를 자신들의 고유문화라고 여기고 있지만, 어릴 적 외가에서 음식에 가화를 꽂고 외조부가 가화로 장식된 관모를 쓰고 궁을 출입하던 기억이 떠올라 이건 아니다 싶어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화여대에서 가정학을 전공한 그는 이후 한국사로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 의궤 등 고문헌을 근거로 궁중채화 복원과 전수에 전념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황 회장은 궁중채화 전수와 전승을 위해 사재를 털어 양산시 매곡동 동부산CC 입구에 궁중채화박물관과 전수관을 건립 중이다. 이 사업에 사재 100억 원이 넘게 들어갔다. 하지만 예상외로 많은 돈이 들어 현재 공사가 일시 중단된 상태로,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인 만큼 국가와 양산시 등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변에서는 입을 모은다.

황 회장은 “현재 10여 명의 전수자가 있지만, 국가나 지자체의 아무런 지원이 없어 본인이 사비로 경비를 지원하는 실정이다. 전수자는 우리 고유문화를 이어가는 귀중한 인적 자산인 만큼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궁중채화

궁중의 꽃 장식과 연회, 의례 등에 사용되던 비단, 모시 등으로 만든 꽃. 생화를 꺾어 장식하는 것을 금하던 궁중에서 행했던 장식법 중 하나다.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포옹하는 장면 뒤로 황수로 회장이 만든 궁중채화가 눈에 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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