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첫사랑’이라는 말이 섬뜩함으로 다가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의 최상위권에 자리잡은 ‘부산신혼부부실종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5월 부산에 살던 신혼부부가 실종됐다. 하지만 그들이 거주하던 아파트에 들어가는 장면은 CCTV에 담겼지만 나오는 장면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SBS

다음은 해당 사건에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한 정리다. A씨는 신혼부부 남편, B씨는 아내, C씨는 A씨의 옛 연인을 가리킨다.

△단순 잠적설

실종신고 이후 경찰은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혈흔은 물론 싸움의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일각에서는 부부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노트북, 여권, 신분증 그리고 간단한 옷가지만 사라졌다는 점을 들어 단순 잠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불어 A씨의 가족들은 나서서 실종신고를 하며 ‘C씨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시댁인 B씨의 가족들에게는 실종 신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음은 물론 ‘곧 돌아올테니 기다려보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이외에도 실종된 아내 B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위치가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인근이었다는 점은 ‘단순 잠적’설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내 B씨가 실종 당일 마트에서 장을 봐 귀가했다는 점과 평소 아끼던 반려견을 방치해둔 채 사라졌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아내의 ‘자발적 잠적’설에 반박하고 나섰다.

△남편 A의 첫사랑 C씨의 개입가능성 입증 정황

남편 A씨의 첫사랑 C씨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됐다.

C씨는 당초 A씨와 오랜 연애를 이어와 결혼을 원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됐다. 하지만 C씨는 다른 사람과의 결혼 이후에도 A씨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이후 C씨가 이혼 후 새로운 남성과 재혼해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던 중, A씨는 B씨를 만나 부부가 된다. 그러자 C씨는 A씨 부부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연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혼 이후에도 휴대전화를 2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한 대는 C씨와의 통화에만 사용됐다는 점 역시 A씨와 C씨가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 작용했다.

또한 A씨 부부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CCTV에 담긴 지난해 5월 28일, A씨 부부는 자신의 직장동료에게 ‘오늘 하루 쉬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내 B씨의 동료들은 문자메시지가 평소와는 달랐다고 전했다.

그들은 B씨가 평소 띄어쓰기를 제대로 해왔으나 유독 이날 문자메시지만큼은 띄어쓰기가 전혀 돼있지 않았다고 전해, 누군가 B씨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대신 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다음날 직장동료가 건 전화를 아내 B씨가 아닌 남편 A씨가 받아 ‘당분간 출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외에도 C씨는 남편과 함께 A씨 부부실종사건 발생 2주 전 한국으로 입국해 실종사건 발생 직후 출국했다. 하지만 한달가량 한국에 머무는 중에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그들의 동선을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또한 경찰조사 과정에서 C씨의 어머니는 ‘딸이 아프리카 여행을 가겠다며 현금 1000만 원을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C씨는 국내 경찰에 의해 지난 2월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돼, 지난 8월 노르웨이 경찰에 검거됐다. 현재 C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절차가 진행중이지만 그가 범죄자가 아니라 강한 제재로 강제 송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송환 예정일은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