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차 중앙분리대 충돌 후 폭발
- 화재 윤활유통 반대편까지 날아
- 시신훼손 심해 사망자 수정 소동
- 목격자 “차량 지그재그로 달려”
- 지자체 안내문자 늦게 발송 원성

교통량이 많은 경남 창원터널 인근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담당 지자체는 사고 관련 안내문자메시지를 늦게 발송해 원성을 샀다.

2일 오후 1시20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와 김해시를 연결하는 창원터널 옛 요금소(창원터널 입구 1㎞ 앞)에서 창원시 쪽으로 200ℓ 드럼통 30개와 20ℓ 들이 40개 등 윤활유통 70개를 싣고 가던 5t 화물차가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전복됐다.

그 충격으로 화물차에 실려 있던 윤활유통 35개 중 일부가 불이 붙은 채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 차로를 달리던 승용차 위로 떨어지면서 승용차에 불이 붙었다. 이 불은 같은 방향 도로를 주행 중이던 승용차와 화물차 등 다른 차량에도 옮겨붙어 총 10대가 전소됐다.

■시신 훼손 심해 사망자수 오인

	2일 오후 1시20분께 차량 연쇄 화재가 발생한 경남 창원터널 앞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고로 전복된 화물차 운전자 윤모(63) 씨를 비롯해 모닝 운전자 유모(여·55) 씨, 스파크 운전자 배모(여·23) 씨 등 3명이 숨지고 1명이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외에 사고현장 주변에 있던 4명이 충격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시신 훼손이 심한 탓에 시신 1구의 일부를 영아로 오인해 사망자를 4명으로 발표했다가 사망자 수를 최종 3명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여러 차량에 불이 나면서 한동안 폭발음이 크게 났고 심한 매연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사고가 난 뒤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40여 분이 걸렸다. 사고로 현장이 정리된 오후 3시30분까지 2시간가량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창원시와 김해시는 1시간을 훌쩍 넘긴 후 사고 관련 안내문자를 보내 운전자의 원성을 샀다. 항의전화가 빗발치자 양 지자체는 시민에게 사과했다.

■경찰, 사고 차량 이상 의심

경찰은 화물차를 뒤따르던 차 운전자로부터 “사고 직전 화물차가 지그재그로 달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다른 운전자에게서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화물차가 크게 한 번 휘청거린 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영상을 토대로 화물차가 사고 전 주행 과정에서 이상이 있었다고 보고 브레이크 파열 등 기계 결함 및 안전 운전 이행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화물차에 드럼통 70개를 실으면서 낙하 방지 시설 등을 제대로 갖췄는지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 측은 “화물차가 모두 불에 타 국과수에 맡겨 차량 이상 여부 등 검사를 해볼 계획”이라며 “사고 원인 규명에는 다소 시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창원터널에서는 지난해 10월 19일에도 트럭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 200여 명이 터널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종호 노수윤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