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불안감 해소 도움
- 커뮤니티에 감사글 잇따라

몰래카메라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돼 여성이 불안해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이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대생이 대학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 탐지에 나서 호평을 받고 있다.

	부산대 동아리 ‘여명’이 여자 화장실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면서 화장실 입구에 붙여 놓은 글. 여명 제공

부산대학교 여성 동아리인 ‘여명’과 ‘싫다잖아’는 지난달부터 매주 한 차례 교내 여자화장실을 돌며 몰래카메라를 탐지하고 있다. 경찰이 대학별로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탐지에 나서고 있지만, 여대생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30여 명으로 구성된 두 동아리는 23일까지 여학생들이 자주 쓰거나 외진 곳의 여자화장실에 탐지기를 가져다 댔다. 인문대·사회대·재료관·경영대·자연과학관 등 5곳을 돌았다. 다행히 몰래카메라가 나온 곳은 아직 없다. 이들은 탐지가 끝난 화장실 내부에는 ‘이곳은 화장실 내 몰래카메라 탐지를 완료했습니다’라고 쓰인 종이를 붙였다. 추가로 몰래카메라가 의심되는 곳은 둥근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도록 안내했다.

여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는 몰래카메라 탐지 활동에 감사하는 글이 올라왔다. 부산대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예전에 버스에서 불법 촬영을 당한 적이 있어 화장실 몰래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덕분에 안심하고 학교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피해 경험자로서 몰래카메라 탐지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댓글을 올렸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몰래카메라 탐지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활동이 끝나면 학교 측에 몰카 탐지를 계속해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오는 26일 정명희 부산시의원과 함께 몰카를 막으려는 간담회를 개최한다. 또 다음 달 10일 오후 6시 부산진구 서면에서 몰카 범죄 근절을 호소하는 집회도 열기로 했다. 김현미 여명 대표는 “경찰과 학교가 여자화장실 몰카 방지를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여자화장실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가 직접 탐지기를 구매해 탐지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카 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정재(자유한국당·포항 북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 검거 인원’을 보면 2014년 2905건이던 몰래카메라 검거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499건이었다. 경찰은 같은 기간 부산에서 매년 230건 이상을 적발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