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초고압 송전선로(345㎸·765㎸)의 ㎢당 길이가 전국에서 가장 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초고압 송전선의 지중화 비율은 3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00% 지중화됐다. 초고압 송전선로 주변에 사는 아이들은 전자파의 영향으로 백혈병 발병율이 3.8배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18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주변의 초고압 송전탑. 부산은 초고압 송전선 길이가 전국에서 가장 길지만 지중화율은 33%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18일 국회 환경노동위 이용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국내 발전소 주변 주민건강영향 조사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당 초고압 송전선의 길이는 부산이 202ｍ로 가장 길었다. 울산(139ｍ)과 경기(99ｍ)가 부산의 뒤를 이었다. 서울은 45ｍ였다.

이용득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의 345㎸ 송전선은 100% 지중화된 상태다.

부산과 울산에 초고압 송전선이 집중된 이유는 원자력발전소가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고리원자력본부에는 고리2·3·4호와 신고리1·2호기가 가동 중이다. 울산 새울원자력본부에는 신고리3·4호기가 설치돼 있다.

2015년 기준 부산에서는 시간당 3만1506GW의 전력을 생산했다. 전력 소비량은 2만2GW였다. 울산은 시간당 9065GW의 전력을 생산했다. 전력 소비량은 3만286GW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서울의 시간당 전력생산량(769GW)보다 41배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울산은 서울보다 12배 많은 전력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시간당 전력 소비량은 부산과 울산이 서울(4만5381GW)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대규모 발전원이 늘어난다는 건 원거리 초고압 송전선로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와 송전선으로 인한 이중 위험부담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신설된 송전선로 3만3635㎞ 가운데 1만689㎞가 345㎸ 이상의 초고압 송전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 송전선로 중 초고압 송전선로 비중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에는 37% 가량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말기인 지난해에는 8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