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평·장림, 사상, 녹산 3곳
- 타지역 6개 도시 비교 결과
- 중금속 크롬 농도 평균의 4배
- 미세먼지 농도도 기준치 초과

서부산권 산업·공업단지의 대기 오염도가 다른 도시의 공업지역보다 4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속이 포함된 연무에 시달리는 서부산권 대기질을 개선하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11일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일반산업단지 주변지역 환경보건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서부산 산업단지의 8대 중금속 농도(2013~2015년)가 6개 대표 도시(울산 여천·포항 장흥·안산 원시·여수 여천·청주 송정·대산 돗곶)의 산업단지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8대 중금속 가운데 크롬은 서부산권 3대 산업단지(신평장림·사상·녹산)가 다른 도시의 평균보다 4배 높았다. 서부산의 크롬 평균 농도는 0.0237㎍/㎥인 반면 6개 도시 평균은 0.0057㎍/㎥ 수준이었다.

니켈은 서부산권이 0.0203㎍/㎥로 다른 도시 평균(0.0066㎍/㎥)보다 3배 높았다. 납·구리·망간·철의 농도는 6개 도시 평균보다 20~70% 높은 수준이었다.

서부산권 3개 산업단지 미세먼지 농도의 심각성도 수치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서부산권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60.9㎍/㎥과 30.0㎍/㎥로 국가 기준치인 50㎍/㎥과 25㎍/㎥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부산 전체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초미세먼지가 26㎍/㎥)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서부산 공업지대의 오염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단지 주변 주민이 느끼는 고통도 심각했다. 설문조사 결과 신평·장림산업단지 거주 응답자의 67.8%가 악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상(73.5%)과 명지·녹산(71.9%)에서는 악취 경험이 70%가 넘었다. 또 3개 산업단지 응답자의 53%는 악취 탓에 두통과 어지러움을 경험했고 21%는 구토와 매스꺼움 증상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용득 의원은 “서부산 산업단지의 대기오염이 다른 곳보다 높기 때문에 환경보건 취약계층에게 세밀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부산권 대기오염은 연무(새벽녘 깔리는 안개)가 낀 날 더욱 심각(본지 지난 5월 17일 자 1·3면 보도)한 것으로 증명된 바 있다. 신라대 전병일(환경공학과) 교수가 지난해 사상구 괘법동에서 연무의 중금속을 측정한 결과 연무일에 폐암을 유발하는 질산염이 20.92% 포함돼 비연무일의 7.10%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지역 산단별 대기 중금속 농도  (단위: ㎍=㎥) 구분 서부산 산단 전국 6개 산단 평균 납 0.0416 0.0342 카드뮴 0.0008 0.0008 크롬 0.0237 0.0057 구리 0.0443 0.0265 망간 0.1122 0.0611 철 1.8518 1.0398 니켈 0.0203 0.0066 비소 0.0036 0.0031 ※자료 : 이용득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