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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발포 전 시민무장 기록은 조작

경찰 첫 5·18 광주 조사결과, 신군부 자위권 주장에 반박

  • 국제신문
  •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  입력 : 2017-10-11 23: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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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무기고를 탈취하고 교도소를 습격해 군이 집단 발포를 했다는 기록은 조작됐다는 경찰의 공식보고서(사진)가 나왔다. 경찰은 또 5·18 당시 최악의 학살로 꼽히는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에 대해 ‘자위권 확보’ 때문이라던 신군부 주장을 반박했다.
   
전남경찰청은 11일 ‘5·18 민주화운동 과정 전남 경찰의 역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군 개입설을 포함한 5가지 조작·왜곡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은 먼저 “당시 경찰 기록과 근무자 증언을 조사한 결과 시민의 경찰서 무기고 탈취보다 군 집단 발포가 먼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을 수기로 기록한 ‘전남경찰국, 집단사태 발생 및 조치상황’ 문서에 따르면 계엄군의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는 1980년 5월 21일 낮 12시59분 시작됐다. 경찰은 1980년 6월 작성한 ‘무기피탈 관련 치안본부 감찰’ 기록과 당시 근무 경찰관 증언을 토대로 21일 오후 1시30분 나주 남평지서에서 최초로 시민의 무기 탈취가 있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그동안 시민이 21일 오전 8시 나주 반남과 오전 9시 나주 남평지서에서 각각 무기를 탈취했기 때문에 자위권을 발동했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보안사가 보존 중인 ‘전남도경 상황일지’에 신군부의 주장이 담겨 있으나 당시 경찰이 보유하지도 않은 장갑차가 피탈됐다는 내용이 있고 문서 제목과 글꼴도 경찰이 사용하던 양식과 달라 조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전남 경찰은 내부 문건 작성 시 ‘전남경찰국’이라고 표기해왔으나 해당 문건은 ‘전남도경’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자 역시 경계할 경(警) 대신 공경할 경(敬)으로 잘못 쓰였다.

경찰은 “이미 5월 20일 밤 광주역 부근에서 군이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기록도 있어 군의 ‘자위권’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5월 21일 시위대의 교도소 습격설 역시 공격이 없었다는 당시 교도소장의 증언과 무장한 공수여단이 경계를 서고 있었던 점으로 볼 때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또 “5·18 직전인 5월 16일 경찰 보호 속에 평화로운 학생시위가 있었다. 5월 17일은 진압부대가 야유회를 가거나 휴식했다”며 광주가 혼란 상태였다는 신군부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군 수백 명이 광주에 잠입해 시위를 주도하고 사라졌다는 북한군 개입설도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증언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북한군 첩보는 A급 공작 실적인데 이를 그냥 넘어갈 대공 형사가 있겠는가”라며 “600명이나 내려왔다면 경찰이 모를 수도 없고 나중에라도 파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계엄군이 철수하자 광주가 무법천지가 됐다고 묘사한 국방부·국가안전기획부 기록과 일부 언론 보도도 조작·왜곡됐다고 밝혔다. 1980년 5월 18∼27일 열흘간 경찰 강력사건 기록은 서부서 관내 2건뿐이었고 당시 강력사건 재판 기록 역시 3건뿐이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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