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구 모노레일도 반응 좋아

산허리를 낀 채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부산 산복도로에 승강기 설치 바람이 불고 있다. 급한 경사 탓에 이동에 어려움을 겪던 노인과 관광객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서구는 서대신1동 고분도리 산복마을의 해돋이로 주변에 ‘보행 편의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높이 20여ｍ의 산비탈 사이로 15인승 수직형 승강기 1대와 길이 26ｍ.폭 3ｍ의 보행 육교 설치가 핵심이다. 부산시 특별교부세 5억9700만 원을 받아 다음 달 첫 삽을 떠 내년 3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길을 빙 둘러 가거나 급한 계단을 힘들게 오르내려야 했던 원주민들은 곧장 산비탈을 수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소식에 반색했다.

곽오순 서대신1동 9통장은 “70, 80대 어르신이 많이 사는 이곳에 엘리베이터가 들어선다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승강기 설치를 앞둔 마을은 또 있다. 서구 남부민1동 천마로 주변에도 60억 원 규모의 ‘산복마을 계단공동체 남일이네 활력 사업’이 추진 중이다. 산비탈을 따라 놓일 수직형과 경사형 승강기가 오는 2020년까지 설치돼 보행 약자들의 이동을 도울 전망이다. 서구는 또 다른 산복마을인 동대신2동의 닥밭골 행복마을에도 내년 6월까지 6억 원을 들여 승강기를 설치한다.

서구 산복도로 일대 마을의 잇따른 승강기 설치는 주민들의 요구가 결정적이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월등히 높은 지역인 탓에 주민들이 체감하는 보행 환경은 실제보다 더욱 취약했다. 남부민1동 산복마을 주민 김모(여.70) 씨는 “60대 초반이 젊은 층일 정도로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있다. 이동이 불편한 탓에 이사 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승강기가 놓이면 떠나는 사람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와 산복도로로 이어지는 중.동구의 몇몇 산복도로 마을에도 보행용 승강기와 모노레일이 설치되고 있다. 중구는 2014년 6월부터 영주동 산복도로 오름길에 70ｍ 길이의 8인승 모노레일을 운영 중이다.

동구도 좌천동 안용복 기념.부산포 개항문화원 주변에 100여ｍ 길이의 경사형 승강기를 설치했다. 초량동 168계단에는 모노레일이 운영 중이다.

서구 담당자는 “산복도로가 많은 서구는 보행 취약지역이 많아 개선이 필요했다.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