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 “청렴도 개선됐다” 98.4%
- 작년 부패방지 정책 평가 전국 1위

- 교사 불법 찬조금·촌지수수 등
- 교육당국 감시·자정노력 확산
- 내부비리 적발 땐 고강도 엄벌

- 외부 감사관·신고센터 운영 등
- 김석준 교육감 취임 2년간 급변

98.4%. 학교 현장이 지난해보다 깨끗해졌다고 느끼는 부산 학부모의 비율이다. 2014년 전국 16위이던 부산시교육청의 청렴도(국가권익위원회 평가)는 지난해 5위로 올라섰다. 불법 찬조금과 촌지 수수에 대한 교육 당국의 감시와 자정 노력이 확산하면서 ‘빈손으로 선생님 면담하러 가는’ 모습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은 청렴도 향상에 윤활유가 됐다는 평가다.
1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부터 열흘간 초·중·고 학부모 2124명을 대상으로 청렴 분야 교육정책 모니터링을 한 결과 ‘지난해보다 학교 현장이 청렴해졌다’는 응답이 98.4%에 달했다.

청렴도가 향상된 주요 분야는 ‘현장학습’(44.1%) ‘학교급식’(21.2%) ‘시설공사’(20%) 등의 순이었다. 현장학습 분야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도 높은 점수(10점 만점에 9.17점)를 받았다.

학부모들은 청렴도 향상의 중요한 요소로 ▷기관장(학교장)의 실천 의지(38.4%) ▷주요 정책 및 사업 정보의 투명한 공개(18.3%) ▷부패 행위자에 대한 엄중 처벌(14.7%)을 꼽았다.

김영란법에 대해 안내를 받은 경로는 ‘학교 가정통신문과 SMS 문자’가 85.7%로 가장 높았다. 또 교육 부조리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교육감 직속 교육비리고발센터’와 ‘부패행위신고센터 운영’이 비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는 권익위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부산시교육청이 2014년 최하위권인 16위에서 2015년 7위와 지난해 5위로 수직 상승한 비결이기도 하다. 지난해 부패방지 정책 평가에서는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과거 부산 교육은 청렴도 평가에서 늘 하위권이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5위와 14위를 기록했다. 당시 임혜경 전 교육감의 옷 로비 의혹까지 겹쳐 학부모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교육현장에서는 “김석준 교육감이 강력한 비리 척결 드라이브를 걸면서 2년 새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갖 눈총을 받던 ‘비위 집단’에서 ‘깨끗한 집단’으로 거듭난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그동안 내부 비리를 눈감아 주거나 솜방망이 처벌해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더욱 엄격한 잣대로 ‘벌’을 내렸다는 점이다. 2015년 개방형 공모를 통해 이일권 전 부산시의원을 감사관으로 채용해 사립유치원 비리와 학교 운동부 비리에 칼을 댔다. 학부모에게서 부당하게 부담금을 받아 챙긴 사립유치원의 경우 전액 환급 조치까지 이끌어냈다. 지도자 비리가 두 차례 적발되면 운동부 해체까지 추진하는 내용의 고강도 운영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올해를 ‘청탁금지법 안착 및 청렴도 도약하는 해’로 정하고 학부모와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례 중심 청렴 교육과 학교로 찾아가는 컨설팅 연수를 확대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감사공무원 60명을 투입해 추석 명절을 전후해 공직기강 확립 특별 감찰 활동을 벌인다.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이어져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