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개정, 제도적 보완과 지원이 우선”

전국을 분노로 들끓게 한 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자가 이례적으로 구속되면서 소년법 개정 요구에 힘이 실렸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강경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 상해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A(14) 양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 측은 A 양이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이례적 판결에는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년법은 청소년을 교화와 선도의 대상으로 해 구속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으며,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적용된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자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 소년법상 보호처분만 가능한데, 14세를 갓 지난 A 양의 경우는 보호처분 대신 형사처분이 가능하지만, 최대 20년으로 형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국제신문 취재팀은 부산가정법원 가사소년 전문법관인 김옥곤 부장판사를 만나 소년법 개정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소년법 개정이 필요한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소년법이 적용되는 소년들의 주류적인 모습이 중요한데, 이번 여중생 폭행사건이 ‘주류적인 모습인가’라고 질문해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측면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잘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번 기회로 소년법이 좀 더 아이들의 건전한 성장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법원과 법무부, 그리고 국회에서 구체적인 토론과 의논을 거쳐야 한다.

-소년법을 악용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주 예외적인 경우인 것 같다. 법률 조항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이들을 교육하고 처분하는 시스템 내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소년 재판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사명감으로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나

▶소년법 처분은 대게 1호부터 10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6호 처분의 경우에는 6개월간 아동보호치료시설, 소년의료보호시설로 보내는데,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부산에는 소년을 보낼 수 있는 아동보호 치료시설이 없어서 처분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또 소년분류심사원이나 소년원의 교육 체계나 시설 부분에서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