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39억 원을 투입해 준설한 동천에 1년도 안 돼 다시 퇴적토가 수북이 쌓이고 악취가 발생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적토가 쌓인 동천 광무교 주변.

10일 부산진구 부전동 광무교 인근. 동서고가도로 교각 앞에 새카만 퇴적물이 쌓이면서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단지 방향으로 비복개 부분을 따라가면 수면에 거품이 올라오거나 새카만 부유물이 떠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퇴적물은 상류에서 씻겨 내려오거나 비가 올 때 도로의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동천에 유입된 오수 역시 악취의 원인이 된다. 수면에 보이는 거품은 바닥의 퇴적물이 썩으면서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인 메탄가스와 황화수소를 뿜어내 발생하는 현상이다. 새카만 부유물도 강바닥에 가라앉은 슬러지가 분해돼 떠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동천의 악취를 줄이려고 대대적인 준설을 벌였는데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범일교에 물막이 둑을 설치해 물을 퍼내고 광무교~범일교 1.77㎞ 구간에 쌓인 오염물 2만4000㎥를 걷어냈다. 수질을 개선하고 악취를 줄이려고 예산을 투입했는데 1년도 안 돼 준설 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용희 숨쉬는동천 대표는 “아무리 동천에 오수가 유입된다지만, 준설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준설 작업 때 오염물을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함께 현장을 찾은 부산시의회 김병환 의원은 “우선 퇴적토가 쌓이는 원인부터 철저하게 조사하고 오염물 유입을 차단한 뒤 준설을 해야 했는데 순서가 바뀐 것 같다.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없어 예산만 낭비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