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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년범 처벌 강화” 목소리, “재범 늘어날 수도” 반론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계기 논란

  • 국제신문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9-05 23:01:1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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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법 없애야” 국민청원 제기
- 정치권도 “법 개정·폐지 검토”
- 전문가들 “성인 때 불이익 우려
- 형사미성년 연령 조정이 대안”

지난 1일 또래를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소년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누리꾼을 중심으로 거세다. 반면 미성숙한 소년범을 성인처럼 처벌하면 평생 ‘범죄자 낙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헌승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유재중·조경태 의원, 당협위원장 등이 5일 오후 부산경찰청을 방문해 ‘경찰이 피투성이 여중생 사건을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질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중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은 5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성년자 특례 조항을 둔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유 위원장은 이날 같은 당 조경태·이헌승 의원과 함께 긴급 업무보고를 받았다. 유 위원장은 “청소년이 점점 빨리 성숙하고 성인 못지않은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의 나이를 낮추든지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자 5일까지 14만여 명이 동참했다. 청원의 취지는 청소년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하는 ‘청소년보호법’이 아니라 미성년자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규정한 ‘소년법’을 폐지하라는 것이다.

현행 소년법은 만 14세 미만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도 양형을 제한한다. 범행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게 구형·선고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은 15년이다. 특정강력범죄를 저질러도 20년이 최대치다.

실제로 지난 3월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생 살인사건 용의자인 김모(17) 양에게 검찰은 소년법을 적용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경찰도 소년법이 적용될 경우 처벌이 약해지고 구속영장 신청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여중생 폭행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성인 사건이었다면 즉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년법이 폐지돼 형량이 무거워지면 청소년이 다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할 기회가 줄어 다시 범죄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소년법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

과거 소년부(옛 가정법원)에서 근무한 오세화 변호사는 “염려와 달리 가벼운 처벌을 우습게 보고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는 드물다”며 “소년법의 취지는 청소년기에 저지른 잘못 때문에 성인이 되어 받는 불이익을 막자는 것이다. 몇몇 부작용 때문에 폐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호통 판사’ 판사로 유명한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 역시 소년법 폐지에 반대했다. 천 부장판사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모두 소년법이 있다. 소년법이 폐지되면 아동 인권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성년자에게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소년범에게도 성인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천 판사는 “현행 소년법 기준에 따르면 보호처분 최대기간이 소년원 2년 송치”라며 “이를 늘릴 수 있도록 판사에게 재량권을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소년법 폐지보다 형사미성년이나 소년의 연령 기준을 조정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민영성 교수도 “최근 청소년 범죄가 흉악진 것은 사실이나 잘못을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를 만들어야지 전과기록을 남기는 것은 안된다”며 “특정 사례가 모든 소년 범죄를 대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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