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정보산업진흥원(진흥원)이 경력직원 채용 과정에서 마음대로 채용 일정을 바꿔 구직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진흥원은 지난 10일 인사 업무를 담당할 경력직(5급) 채용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이달 14~17일 서류접수 ▷18일 서류심사 통과자 발표 ▷22일 면접 전형으로 안내돼 있다. 총 26명이 입사원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일인 지난 18일 불거졌다. 이날 진흥원이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는 물론 면접심사까지 마치고 최종합격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진흥원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면접심사는 22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4일 먼저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것이다.

채용 공고에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논란이다. 2015년 도입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탈락한 입사 지원자에게는 서류를 돌려주게 돼 있다.

한 응시자는 “이미 합격자를 내정해 놓고 우리를 들러리로 세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진흥원의 이해할 수 없는 처사 때문에 구직 준비를 위해 투입한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진흥원 측은 채용 과정의 실수는 인정하면서도 내정자가 있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당시 퇴사를 앞둔 대리급 직원이 예정된 면접심사 전날인 지난 21일 새 직장에 출근하기로 했기 때문에 채용 절차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진흥원 측이 면접 심사를 알린 시각은 낮 12시20분께였다. 실제 면접은 2시에 진행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서류심사 통과자를 대상으로 면접 참석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며 “채용 관련 서류는 응시자의 요청에 따라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