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이 고장 난 아파트 승강기에 갇혔는데도 관리소장이 승강기 파손을 우려하며 개방을 반대해 피해여성이 실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남부경찰서 제공

1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아파트 1층에서 A(여·42) 씨가 탄 승강기가 작동을 멈췄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승강기 고장을 알고 ‘고장 표시문’을 가지러 사무실에 간 사이 A 씨가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있던 A 씨의 친정어머니와 8살 아들은 승강기에 타기 전이었다.

A 씨는 곧장 비상벨을 눌러 관리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아파트 보안요원이 별다른 조치를 못 하자 A 씨는 119 구조대에도 신고했다. 신고 8분 만에 도착한 구조대는 승강기 문을 강제로 개방하려고 했다.

구조대원이 강제로 문을 열면 파손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자 관리소장은 “수리 기사를 불러 놨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강제 개방을 반대했다. 아들이 동요할까봐 참고 있던 A 씨는 밖에서 실랑이가 벌어지자 남편에게 전화했다. 20여 분 만에 도착한 남편이 “당장 문을 열어라”고 소리를 치고서야 119 구조대원들이 승강기 문을 열 수 있었다.

40분 넘게 승강기에 갇혔던 A 씨는 문을 열었을 때 과호흡으로 인한 쇼크로 실신한 상태였다. 경찰은 관리소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관리소장은 이틀 전에 이 아파트로 근무지를 옮겼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