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나노융합국가산단 조성 등
- 산업구조 고도화 차질없이 추진
- 부울경 상생협의체 복원 원해”
- 내년 지방선거 출마엔 선 그어

15년 만의 화려한 귀향이다. 그만큼 짊어져야 할 책무도 무겁다. 고향을 위해 하고 싶은 일도 많을 터. 하지만 17일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으로 공식 취임한 한경호(54) 행정부지사의 발언은 신중했다. 취임 첫날인 데다 권한대행이란 점을 의식한 듯했다. 할 말은 다 했다. 짧은 기간 나름 준비를 좀 한 모습이었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17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소감으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실현해야 할 행정부지사로서 그리고 경남 도정을 이끌어 가야 할 도지사 권한대행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 비전과 국정철학을 도정에 접목하는 것을 도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에 맞춰 경남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도정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권한대행은 “항공, 나노융합 국가산단 등 산업구조 고도화는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난항을 겪고 있는 무상급식 등 도교육청과의 현안 협의와 관련해서는 “협치의 정신으로 매듭짓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한대행이어서 선출직 도지사보다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자치부 재정기획관 등을 역임하는 등 예산 관련한 인적 파워와 논리 개발은 누구보다도 탄탄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을 제기하자 “임기가 내년 6월 말까지인 이번 권한대행은 내년 지방선거를 차질없이 치르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며 “새 도지사 취임 전까지 도정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간담회에 앞서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는 지역 사회에서 공과를 두고 논란인 홍준표 전 지사의 정책을 계승할 것이냐고 묻자 “무엇보다 도민 의견이 중요하다. 시민단체의 의견도 들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부산 울산 경남의 상생 협력에 대한 생각은 분명했다. 그는 권한대행이란 한계를 전제로 한 뒤 “예전 3개 시·도의 시장·도지사가 현안을 정례적으로 논의하다가 중단된 협의체를 복원하고 싶다”며 “시장·도지사 정례 모임의 복원이 당장 어렵다면 실무협의체 구성을 추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앙과 지방 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쳐 정책역량과 현장 감각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고 말하자 한 권한대행은 “경력이 다양하다는 것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말도 된다”며 겸손해했다.

한 권한대행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경상대 농학과를 나왔다. 기술고시(20회)에 합격한 뒤 경남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획관, 사천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중앙부처에서는 행정자치부 혁신담당관, 국무총리실 행정자치과장, 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분권국장,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부시장 등을 거쳤다. 정순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