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측 입장 갈려 한국노총만 입주
- 지역 노동·고용·복지 공간 아닌
- 특정 노총회관으로 인식될 우려

민선 6기 김기현 울산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노동·고용·복지를 아우르는 ‘울산노동복지센터’ 건립 사업이 설계업체 선정에 착수해 마침내 본격화됐다. 하지만 양대 노총의 이해관계 때문에 공동 입주를 꿈꿨던 울산시의 애초 계획은 무산되고 사실상 한국노총만 입주하게 돼 향후 갈등이 우려된다.

울산시는 노동복지센터 건립 공사 설계비 2억7000만 원을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확보하고 설계업체 공모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오는 10월 설계업체를 선정한 뒤 내년 1월 착공해 같은 해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총 70억 원이 투입되는 울산노동복지센터는 539.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연면적 2000㎡) 규모로 건립된다.

층별 배치 계획을 보면 ▷지하 1층 주차장과 기계실 ▷1층 주차장과 외국인 노동자쉼터 ▷2층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 노동상담소 ▷3층 본부 사무실, 세미나실 ▷4층 산별노조 사무실(섬유유통·화학·금속) ▷5층 산별 노조 사무실(건설·택시·자동차) ▷6층 대강당 등으로 꾸며진다.

시는 1984년 건립된 남구 달동 현 한국노총회관을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시는 애초 센터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함께 입주시켜 양대 노총이 상생하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를 원했다. 그러나 양대 노총이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하자 센터 건립을 먼저 제안한 한국노총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노동복지센터가 울산지역 전체 노동자의 노동과 고용, 복지를 아우르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한국노총회관으로 비치거나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를 이유로 민주노총이 별도로 자신의 건물을 지어줄 것을 요구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이 현재 사용 중인 남구 삼산동 노동화합회관도 2004년 지어진 가건물 형태의 건물이어서 낡고 협소하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해도 비슷한 기능의 건물을 각각 별도로 건립함으로써 비효율적이고 혈세를 낭비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시 관계자는 “노총 간 입장 차가 크고 다른 시·도 사례를 분석해 봤지만 전국적으로도 양대 노총이 함께 노동복지센터를 쓰는 경우가 없어 결국 한국노총 자리에 건립을 결정했다. 그렇다고 특정 노동단체만의 센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