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SNS 게시글 삭제 지시 유무를 두로 볼썽사나운 갈등을 지속하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나섰다.

김 장관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경찰 지휘부를 불러 모아 최근 사태에 대해 질책하며 이들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최근 경찰 지휘부 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인 제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12만 경찰 상하가 한 마음이 되겠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삼겠다”며 “인권 경찰, 민주경찰로 거듭나도록 경찰을 과감하게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국민 사과에 앞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는 SNS 게시글 삭제 논란의 당사지인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을 향해 “오늘 이후 당사자들은 일체 자기 주장이나 상대 비방 반론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또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지휘권 행사에 여러 가지 고민하신 것으로 안다. 그러나 경찰에 다시 명예회복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참모 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최근 경찰지휘부 갈등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 끼쳐드린데 대해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경찰조직 책임자로서 깊이 반성하며 저를 포함한 지휘부 모두가 심기일전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경찰 본연의 책무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학교장도 “국민 여러분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정말 송구하다”고 사죄했다.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이철성 경찰청장(왼쪽 두번째),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오른쪽) 등 경찰 지휘부가 13일 오후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SNS 게시글 삭제지시 의혹과 관련,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