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심사 제출기한마저 다가와
- 양측 합의못하면 사업반납 우려

국비 100억 원을 지원받는 국책사업인 수송시스템용 세라믹섬유 융복합 기반구축 사업이 지방비 분담에 따른 경남도와 진주시의 갈등으로 삐거덕거리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4월 진주시, 진주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인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송시스템용 세라믹섬유 융복합 기반구축 사업(이하 수송용 세라믹사업) 응모해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은 5년간(2018~2022년) 국비 100억 원(34%), 지방비 180억 원(63%), 민자 10억 원(3%) 등 모두 29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수송용 세라믹사업은 항공·우주, 자동차, 선박 등 수송시스템에 사용되는 세라믹섬유를 연구하고 시제품제작을 지원하는 기반구축 사업이다.

경남도는 수송용 세라믹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데다 도내에 관련 항공·자동차·조선업체가 많아 이번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진주혁신도시 세라믹기술원 옆 부지에 지상 3층 규모의 융복합재센터를 건립하고 14종의 시험장비를 구축해 생산 장비 및 인력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와 진주시는 사업을 따낸 직후부터 지방비 분담 문제를 논의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도는 지방비 180억 원 중 부지 비용(39억 원)을 제외한 141억 원을 진주시와 절반씩(각 70억5000만 원씩)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진주시는 부지(39억 원 상당) 제공 외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 같은 입장을 최근 경남도에 최종 통보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연구개발기반 구축사업으로 국비와 도비가 수반돼야 하며 시는 앞서 세라믹 분야에 36억 원의 시비를 지원해온 데 이어 39억 원에 달하는 부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방비 부담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반면 경남도는 “18개 도내 기초자치단체와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방비 분담에 한계가 있다. 이번 사업은 경남의 핵심전략산업에 필요한 만큼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진주시가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양측이 분담금을 논의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사업은 지방비 액수가 큰 만큼 내년부터 지자체 예산에 편성하려면 정부의 투자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투자심사의뢰서 제출 시한은 이달 중순이다. 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최악의 경우 사업 자체를 반납해야 하거나 경남도가 진주시가 아닌 도내 다른 지자체와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사업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관계자는 “기술원 입장에서는 어떤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도와 진주시가 원만히 협의해 사업이 잘 추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