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프타 열분해로 내부 1200도
- 불꽃 육안 점검만해도 땀 뻘뻘
- 에틸렌 냉매 압축기 영하 99도
- 작업현장 ‘서늘’…여름엔 명당

“사하라와 시베리아가 한 공장 안에 같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25일 SK 이노베이션 울산CLX 올레핀공장 현장 직원이 내부 온도가 1200도에 육박하는 나프타분해공정 열분해로 운전상황을 육안 점검하고 있다.(왼쪽) 울산CLX 또다른 직원이 에틸렌 생산 핵심시설인 에틸렌 냉동압축기를 점검하고 있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한 공장, 그것도 같은 공정에서 한 곳은 사하라 사막의 열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반면, 반대로 얼음골의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이 함께 있어 화제다.

서울 여의도의 3배 면적인 826만4463㎡(250만 평)에 100여 개의 공장이 가동 중인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의 나프타 분해공정이 바로 그곳이다.

25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울산공장 나프타 분해공정의 ‘핫 섹션(Hot Section)’으로 불리는 열분해로의 내부 온도는 평균 섭씨 1200도에 육박한다. 점검창(Peephole) 부근 온도도 75도를 웃돌 정도다. 사람이 보통 화상을 입는 온도가 70도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뜨거울지 짐작할 수 있다.

열분해로는 열에 의해 반응이 일어나는 나프타 분해공정의 핵심설비로 안정적인 고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이곳 팀원들은 수시로 버너 불꽃을 육안 점검해야 한다.

울산CLX 올레핀 생산2팀 강병훈 사원은 “열분해로를 점검하고 나면 옷을 다시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열분해로와 정반대로 일 년 내내 얼음골인 곳도 있다. 같은 나프타 분해공정 내에 위치한 에틸렌 냉매 압축기는 나프타 분해 결과로 나오는 수소, 메탄, 에틸렌 등의 가스를 응축시키기 위한 냉동에너지를 공급하는 설비다. 콜드 섹션(Cold Section)으로 불리는 이곳 내부 최저 온도는 무려 영하 99도나 된다. 외부 온도만해도 영하 1.1도다. 외부 기온과 상관없이 최저 온도를 항상 이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강병훈 사원은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도 콜드 섹션 근처만 가도 서늘함이 느껴지는 별천지 같은 곳”이라며 “여름철 누구나 한 번쯤 근무해 보고 싶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생산공정에 따라 공장 내부 환경도 천차만별이지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