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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통사고 치료 중 숨졌는데 사인은 ‘불상’

70대 부산 한 대학병원서 의사협 지침 ‘외인사’ 불구, 심장질환 앓았단 이유로 사망종류에 ‘기타 및 불상’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7-07-25 23:04:07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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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치의 “소신”-유족 “억울”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면 사망진단서에는 어떻게 기재될까. 부산의 한 대학병원 주치의가 외인사나 병사가 아니라 ‘기타 및 불상’으로 기재해 유족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한 도로에서 운전자 A(59) 씨가 몰던 차가 무단횡단을 하던 B(76) 씨와 충돌했다. B 씨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지난 22일 숨졌다.

B 씨 사망진단서에 적힌 직접 사인은 심폐 기능 정지다. 심폐 기능 정지의 원사인(선행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로 기록됐다. 하지만 주치의는 사망의 종류를 구분하는 칸에 병사나 외인사가 아닌 ‘기타 및 불상’으로 처리했다.

B 씨의 유족은 “교통사고로 인해 외상성 뇌출혈이 발생한 만큼 당연히 외인사로 기록될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B 씨의 아들 C(43)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접적인 원인이 교통사고인데 어떻게 기타 및 불상으로 표기할 수 있느냐. 앞으로 사망 종류는 수정할 방법도 없다”면서 “주치의에게 사망진단서에 외인사로 표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주치의는 ‘소신’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가족처럼 억울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B 씨의 주치의인 D 교수는 사망 원인을 확신할 수 없어 기타 및 불상이란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D 교수는 “교통사고로 인한 외상성 뇌출혈이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이기는 하지만 평소 B 씨가 심장 질환을 앓아 100% 확신할 수 없었다. B 씨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었다. 외상성 뇌출혈로 인해 심폐 기능 정지가 왔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유족에 따르면 B 씨는 일반 병실로 옮겼을 때도 의식불명 상태였다.
대한의사협회가 제시하는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에서는 사망의 종류에 관해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해 사망하면 외인사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침일 뿐 꼭 따라야 하는 법적인 강제력은 없다. 지난달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도 사망한 지 약 9개월 만에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됐지만, 의료계에서는 특이한 사례로 분류된다.

부산대 허기영 법의학연구소장은 “환자를 진료한 담당 의사가 사망진단서를 직접 수정하면 되지만 혹시나 허위 진단서로 오해를 살까봐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렇다고 제도나 위원회를 만들어 사망진단서를 수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의사의 고유 권한을 간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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