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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 쓴 선거자금에 발목 잡힌 함안군수

차정섭 군수 2014년 지방선거때 업자들로부터 10억 이상 빌려

  • 국제신문
  • 노수윤 이종호기자
  •  |  입력 : 2017-07-14 20:31:5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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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 후 빚 상환 독촉·협박에
- 상의회장에게 뇌물 1억 요구
- 인사권 이용 채무 변제 정황도

차정섭(66) 경남 함안군수가 지난 지방선거 때 법정 선거비용 외에 거액의 선거자금을 빌려 쓴 뒤 빚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자 지역 유력 인사에게 뇌물을 요구해 받은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차 군수는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14일 차 군수의 검찰 공소사실과 관련한 인사들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차 군수는 2014년 6·4 지방선거 때 함안군수 선거 법정 선거비용(1억2300만 원) 보다 많은 비용을 쓴 것으로 보인다.

수사 당국은 차 군수가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인 A(54·구속기소) 씨와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인 B(57·1심 징역 10월) 씨로부터 10억 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불법 동원한 것으로 판단했다. 두 사람 외에 C(55·구속기소) 씨 등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억대의 돈을 선거비용 명목으로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거 당시 자금을 빌려준 사람들은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차 군수가 당선되면 산업단지 개발이나 신도시 사업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수 취임 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이들은 차 군수와 비서실장 우모(45·구속기소) 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 군수실을 찾아간 A 씨는 빌려준 돈 중 일부라도 돌려달라며 군수 집무실에서 차 군수에게 '3억 원 차용증'을 쓰게 한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는 이것도 모자라 차 군수 집에 손도끼를 들고 찾아가 컴퓨터, 유리탁자 등 집기를 부쉈다. 또 차용증을 함안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수차례 상환을 요구했다.

돈을 마련할 길이 없던 차 군수는 함안상공회의소 회장(70)을 직접 만나 1억 원을 요구했고 함안상의 회장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상의 민원 해결이 힘들 것이란 판단하고 5000만 원을 제공했다고 수사당국에 밝혔다.

막다른 위기에 몰린 차 군수는 군수 고유 권한인 인사권까지 이용해 선거 빚을 갚으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최근 재판에서 차 군수 부인과 비서실장 우 씨가 "승진 대상자한테서 돈을 받아 빚을 해결하자"는 취지로 주고받은 전화내용을 녹취한 증거물을 공개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불법 선거자금에 발목이 잡혀 구속기소된 차 군수의 사례는 불법 선거자금 수수가 당선 이후 지방자치를 얼마나 훼손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씁쓸해했다.

노수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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